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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myhslee Jan 08. 2022

볼보가 광고를 통해 브랜딩하는 방법

변화를 선점하다

2030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을 발표한 이후 볼보의 광고는 늘 똑똑하고 직관적입니다. 그리고 예전과는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죠.


그전까지는 사실 다른 자동차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특별히 차의 안전을 강조한 정도였죠. 스티어링의 안정성을 강조하거나, 자동긴급제동장치와 같은 것들이었죠. 그 외에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이 했던 깔끔한 주행과 페르소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강조하는 감성 브랜딩 등이 주를 이뤘습니다.


https://youtu.be/M7FIvfx5J10

Volvo Trucks - The Epic Split feat. Van Damme (Live Test)

https://youtu.be/AM-2HlgPftE

Volvo 'Moments' Advert 2017


하지만 100% 전기차 전환을 발표한 뒤로는 광고를 통해 전하는 '핵심 메시지'가 달라졌습니다. 미래와 환경이죠. 볼보가 전기차 전환을 발표한 게 2021년 3월이었습니다. 아직 1년이 지나지 않았는데요, 대략 그 시점 전후로 볼보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2025년까지 전기차 50%, 하이브리드 50% 비중을 맞추겠다고 했으니 그 어떤 자동차 회사 보다도 공격적인 변화를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이 자체로도 볼보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지만, 대부분 자동차 회사가 전기차를 부르짖는 상황에서 볼보는 본인들만의 차별성과 메시지를 브랜드에 담아야 했을 겁니다.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이슈를 선점하는 것만큼 좋은 기회가 없습니다. 그 결과로 나왔던 광고가 이런 것들이었죠.


[볼보] 자동차의 안전, 그리고 지구의 안전

https://youtu.be/pE4T9WKpZXY

'Volvo ultimate safety test'라는 이름의 이 광고는 상당히 크게 바이럴 되었습니다. 30초 안에 반전을 담은 광고였는데 자동차에 대한 안전성 테스트인 줄 알았던 것이 사실은 지구에 대한 인류의 안전성 테스트였던 것이죠. 이전과는 다르게 직접적인 기능이나 상업적인 측면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본인들이 왜 이토록 공격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지, 또 그렇게 하지 않은 결과가 어떤 것일지 빠르게 인식시켰습니다. 자동차가 단순히 소비재로써의 재화가 아닌 변화해야 할 시대의 산물임을 말하며 볼보의 브랜드 인식을 제고시켰습니다. '안전한 차'라는 볼보의 브랜드 이미지는 이제 물리적인 안전을 넘어 환경에 대한 안전까지 확산되었죠.


또 다른 광고도 흥미롭습니다. 'Volvo ultimate safety test'와 비슷한 시기에 온에어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비교적 최근 공개되었습니다.


[볼보] 전기차의 시대

https://youtu.be/mYyPlgHYXok

이전 광고보다는 좀 더 위트가 있고 편안한 분위기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동일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것이죠. 인물부터 시대를 대변합니다. 어린이와 중노년 남성이 등장해 각 세대가 생각하는 자동차가 어떤 모습인지 표현해 우리가 어떤 시대로 가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할아버지의 집에 도착한 손녀는 모든 것이 아날로그로 이뤄져 있는 것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사회에 익숙한 손녀와 이전 것들에 익숙한 할아버지의 차이를 보여주죠. 중간에 차고에서 기름때가 묻은 걸레를 보여 불편한 모습을 보이는 손녀의 모습은 볼보의 지향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결국 핵심은 자동차를 갖고 노는 장면에서 '부릉부릉'이라는 소리를 내는 할아버지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손녀의 모습으로 정점을 찍어내죠. 내연기관이 사라지면 엔진이 사라지고 우리가 알고 있던 엔진 소리도 사라집니다. 이후 세대는 꼬마자동차 붕붕이 왜 붕붕인지 모를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시계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난다는 소식과 같은 거죠.


광고를 통해 볼보는 자신들의 상품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변화를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 브랜드는 그 변화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보는이 들이게는 결국 브랜드가 남게 됩니다.


볼보는 지난 수 십 년간 안전성을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워왔고 이제는 그 이미지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많은 순수 전기차 브랜드들이 있지만 그들은 트렌디한, 편리한, 미래지향적인, 스마트한 등의 키워드에 포커스하고 있습니다. 안전하고 안정성이라는 키워드를 갖고 있던 볼보가 시대의 변화를 선점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새로운 메시지를 누구보다 현명하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브랜딩의 확장입니다.


최근에 로고도 플랫하게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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