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의 끝자락에서 스무 살 바라보기

우리는 그렇게 함께 늙어가고 있었다

by tommymommy

오늘 청첩장 모임이 있었다.

대학 친구 A와 그녀를 함께 아는 기혼자 친구 B,

셋이서 콘래드 호텔 버티고에서 만나 브런치를 먹으며 코로나로 못 나눈 근황 토크를 시작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A는 요즘 코로나로 결혼식 준비가 힘든지 털어놓았고, 작년 5월에 결혼한 B는 경험담을 토대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결혼은 하고 싶고 할 것 같기도 하지만

현재로선 아무런 생각이 없는 관찰자 C이자 나는

고개는 끄덕이면서 눈은 접시에서 떼지 않은 채

맞아, 그렇대를 번갈아가며 내 나름의 리액션을

중간중간 채워 넣었다. 좋아, 자연스러웠어!


이 셋의 조합은 스무 살 때 영문학입문이라는

영문학과 입문 수업을 같이 들으며 공강을 함께 하던

친구들이다. 어느덧 10년이 훌쩍 지났네, 그때 우리는 학교 앞 분식점에서 닭갈비에 볶음밥 나눠 먹던 관계였다.


지금은 여의도 한복판 호텔 루프탑 바에서

브런치라는 익숙한 듯 아직도 덜 친한 이름의 메뉴를

앞에 두고 결혼이라는 주제를 나누는 친구들이 될 거란 걸 그때 우리 셋은 아주 어렴풋하게만 알았겠지.


스무 살, 전공은 어떻게 정할지, 지금 듣는 수업은 어떤지, 다음 주에 할 미팅은 어떤 애들이 나오는지 떠들던 그 주제에서 우리는 어느덧 이렇게


결혼식장과 신혼집과 대출 상환, 자녀 계획, 커리어와 가정의 양립을 두고

걱정 반, ‘그렇지만 잘할 거야’라는 위로 반의 대화들을 나누게 됐다는 게 정말이지 오늘은 새삼스러웠다.


또다시 십 년 후에 우리는 남편과 아이, 아이의 교육에

대해 얘기하는 그런 40살이 돼있겠지.

나는 그때쯤 친구들처럼 결혼을 했을까? 아이는 낳았을까? 일은 계속하겠지?


뭐가 됐든 그때 우리의 모습이

지금처럼 현실에 너무 지쳐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현실적이긴 해도 현실에 삼켜진 모습은 아니었으면

한다고, 감자튀김을 입에 넣으면서 나는 내심 바랐다.


우리에게 ‘우리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걱정 했었잖아’ 하며 가벼운 웃음을 질 수 있는 여유도 조금

생겼으면 좋겠다고 이 글을 적으면서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스무 살의 우리가 불확실성에도 내딛을 수 있었던 새내기 나름의 호기심과 열정, 자신감이 앞으로 30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우리도 힘나게 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