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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인말러 Sep 03. 2020

여름밤 같은 놀이터에서


꽃이 졌다.
여름은 무척 더워, 우리는 서로를 부채질하며 껴안았다

매미 울음이 커질수록 몸은 이토록 더운데

하물며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러나 우리 마음은 가끔 내리는 장맛비보다 차가웠다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려
아직은 사그라들지 않은 마음이
이 여름밤을 혹여나 따뜻하게 만들어줄까 봐
서로를 부둥켜안으면서도 부채질하는 것이었다

그 해 여름은 지났고
남아있던 마지막 꽃잎은 녹음이라는 수풀 속으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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