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은 꽃보다 그 뿌리를 닮아서
땅 속 깊숙이 얼굴을 숨긴다.
결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그 아래로 처박은 얼굴이란.
어느 시인이 나무는 거꾸로 서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벌레들이 지나다니는 통로 그 속에 얼굴을 꽁꽁 숨기고
바깥 세상이란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나무가 되고 싶지는 않구나.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수록
아무리 삶이 지겹고 비루해도,
나는 내 가족과 친구들이 보고 싶다.
아니면 적어도 나무를 껴안으며,
위로하고 사랑하며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