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들의 숲 플리트비체(Plitvice) 하이킹
Terri입니다.

톰은 등산을 좋아합니다. 테리는 그렇지 않죠.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좋아하는 하이킹을 못하게 하면 왠지 미안해서 짧은 코스만 가기로 합니다.
저에게 하이킹 코스를 고르랍니다.
Entrance 1을 통한 A코스만 봐도 가장 유명한 저 폭포는 볼 수 있습니다.
미리 코스를 보고 가시면 좋을것 같아요.
(http://www.np-plitvicka-jezera.hr/en/plan-your-visit/explore-the-park/visiting-programmes/)
하지만 톰은 upper lake와 lower lake가 어딘지 알아보라며
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머뭇머뭇하며 그래도 F 3~4시간 짜리를 하자는 저에게,
블로그에서 알아봤더니 H가 실제로 3시간밖에 안걸린다며 H로 정해버립니다.
분명 4~6시간이라고 써있는데??

사람들을 따라 하이킹 코스를 향해 갑니다.
표 검사는 배탈때나 기차로 가장한 버스를 탈 때만 하더군요.
4~6시간 걸린다는 H코스입니다.
아마 Entrance2에서 시작해서 St3에서 걸어 내려오는 코스가 4시간,
Entrance1에서 시작해서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가 6시간이겠죠?
저희는 Entrance2에 주차를 했기 때문에 St2로 슬슬 걸어갑니다.
여기서 St3로 저희를 데려다 줄 기차를 타야 하거든요.
앞에만 찍었지만, 뒤에 줄줄이 기차처럼 칸이 달려 있습니다.
Upper lake에 내렸습니다.
많은 동식물의 서식지라고 들었는데,
내리자마자 나비처럼 보이는 파란 잠자리가 있네요.
나무 길을 걸으니 즐겁습니다.
산이라 추울 줄 알았는데, 시내랑 크게 차이는 안나요.
나무로 길을 잘 깔아놨습니다.
호수는 중간중간 있어요.
거대한 카르스트 지형이기 때문에 호수 갯수는 많고,
특히 라임스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저런 물 색깔이 나온다고 합니다.칼슘이 많으니까요.
여기서 질문!
석회암이면 물이 다 빠져나갈텐데 왜 물이 그대로 고여있을까요?
석회암은 쉽게 녹지 않나요?
그건 Tufa라는 석회 퇴적암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수 가장자리에, 약간 흙탕물처럼 보이는.. 지저분한애들이 물을 고여있게 해준다네요
중간중간 시원한 폭포도 지나고,
어느새 고도가 좀 높아집니다.
폭포도 지척에서 볼 수 있습니다.
드디어 첫번째 트레일이 끝나고, 배를 탈 수 있게 됐어요!
배를 타고 갔다 다시 돌아와서 나가자는 저에게 톰은 이제서야
가장 유명한 폭포는 저 끝에 있다며 계속 가자 합니다.
유람선은 왠지 청평호 느낌...
물도 맑고, 앉아서 쉬니 참 좋습니다.
여기까지가 두시간 반 정도 걸렸어요.
또 예쁜 호수들을 쭉쭉 지납니다.
물 색도 맑고, 나무가 많아 그늘이라 그렇게까지 힘들진 않았어요.
뜬금없는 동굴 등장.
여기 세시간의 비밀이 숨어있더군요.
톰이 가보고 싶어해서 혼자 다녀오라며 보냈는데,
신이나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게 지름길이었다며...
반신반의하며 올라가보니
바로 이 지점으로 연결됩니다.
여기까지 올라오니 딱 세시간.
Entrance2로 다시 데려다 줄 버스를 타고
톰은 거 보라며 세 시간에 끝나지 않았냐 의기양양합니다.

테리에게 다시 하이킹을 가겠냐 하면.
가긴 갈 것 같습니다.
일단, 호수를 가까이에서 보면서 유유자적 걸을 수 있고,
나무가 많아서 햇볕에 막 노출되는게 아니고,
길이 대체로 나무로 예쁘게 되어 있어서 운동화만 있다면
충분히 다녀 올 수 있는 정도의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그치만.. 힘든건 어쩔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