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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 and Terri Jul 02. 2020

왜 캐나다였나?

미국, 유럽, 중국 대신 캐나다 MBA를 선택한 이유 3가지


캐나다 MBA 과정에 합격 후,

많은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왜 미국이랑 유럽 놔두고 캐나다에 가?'였다.


캐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시간에 있는 친척 집에 놀러 가서 나이아가라 폭포와 토론토 CN 타워에 올라가 본 기억만 있던 나라다. 그것이 나의 첫 방문이었다. 물론 자세히 기억은 안 난다.

캐나다에 방문하면 누구나 다 가는 나이아가라 폭포


2016년 구정, 기존 가족 여행이 취소되면서 급하게 여행지를 바꾸느라 옐로나이프로 6박 8일 강행군 오로라  여행을 다녀온 것이 캐나다 두 번째 방문이었다.

직접 찍은 오로라 사진. 다신 영하 20도 추위를 안 겪을 줄 알았는데 겨울에 몇 달씩 겪고 있다.


그리고 2017년 가을 2주 정도 퀘벡시티에서 몬트리올, 오타와를 거쳐 미국 뉴욕 주로 들어가 나이아가라를 지나 토론토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던 여행이 세 번째 방문. 아마 세 번째 방문이 이 나라에서 '2년 + a'를 살아도 되겠다는 결정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2017년 몬트리올을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과연 이 곳을 선택했을까 -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위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여기서 몇 년 살아보려고요. 이민 이런 거창한 거 말고요.'였다.



우리 부부의 목표는 한 번 외국에서 살아보는 것이었다.

휴직하고 1년 살아보기, 이런 게 아닌 직장을 가지고 기반을 다진 채 말이다.

실제로 주변에 한국 생활을 정리하지 않고서라도

1) 유학 후 교수 임용 2) 주재원 파견 근무 3) 외국계 기업 본사 발령 

다양한 사유로 외국에 나간 지인들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생활을 한 번 해 보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었다.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2번 옵션이었으나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주재원 발령이란 건 수많은 운과 타이밍이 좌우하고, 원하지 않는 곳(특히 중국/중동)에 발령이 나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제외.

결국 남은 건 3번 옵션이라 그에 맞춰 여러 기업들의 문을 두드려 본 지 꽤 되었었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았다.

결혼 3년 반 만에 아이가 생기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기약 없는 도전을 할 수 없었고, 그에 맞춰 목표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것이 해외 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는 것.

(왜 MBA였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상세히 쓸 예정입니다.)


MBA 과정을 밟게 되면,

1) 현지에서 어느 정도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2) 조금 더 공부를 해 보고 싶은 분야도 있었고 (데이터 분석)

3) 아이가 돌 때쯤 외국으로 이주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현재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이 가정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GMAT 공부를 시작하면서, , 누구나 Top Tier MBA를 꿈꾼다.

HBS, Stanford, INSEAD 등 '나도 저기에 갈 수 있어!'라는 상상을 하며 말이다.

그렇지만... GMAT 공부를 하면서 슬슬 목표를 낮추기 시작한다. 특히 한 번 시험을 보면 말이다.

GMAT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눈을 좀 낮추면 Top 20 대학들도 보이고, 유럽 쪽 학교들도 한 번 보고,

싱가폴이나 호주 이런 데는 어떨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사실 눈에 들어온 곳이 캐나다이다.

우선 최종적으로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현지 취업 가능: 캐나다 석사 학위 수료 후, 3년 간 캐나다에서 일할 수 있는 취업 퍼밋이 부여된다.

(그리고 보통 2년 간 일한 후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미국 MBA 후 하도 한국으로 리턴하는 케이스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이 점에서 캐나다 MBA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적어도 캐나다에 5년 체류가 가능하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공부하는 동안 배우자가 2년 간 일할 수 있는 취업 퍼밋이 부여된다. (단, 학위 수료 후에는 만료)

저렴해 보이지만 이런 짤들이 구글에서 수도 없이 나오는 만큼 실제로 캐나다 석사는 인기가 꽤 많다.


2) 학위에 대한 가치: 대학교 때 의외로 미국이 아닌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U of T, McGill, UBC, Waterloo, York 등 학교 자체가 어느 정도 명성이 있다면 만약 캐나다에서 정착 실패 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학위에 대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캐나다 대학교 랭킹은 생각보다 높고, 우리나라에 동문들도 많은 편이다.


3) 살아보고 싶은 곳: 여행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여기에 살아보고 싶다 / 여기는 못 살 것 같다'는 선이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었다.

'여기에 살아보고 싶다' 리스트에 들어있던 곳들 중 하나가 캐나다였다.

(사실 미세먼지 없고 공기 좋은 곳 대부분이 리스트에 들어있었다. ㅎㅎㅎ)

흔한 캐나다 동네 공원 풍경. 이런 거 여행 다니면서 보면 여기서 살고 싶게 된다.


사실 1번이 대부분 외국 학생들이 캐나다를 선택하는 이유이고, 남미/인도 학생들은 오죽하면 캐나다 MBA를 'Immigrant MBA'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캐나다가 정말 못 살 것 같은 곳이면 사실 애초에 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2, 3번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할 사항이었다.



물론 계속해서 망설이는 부분도 있었다.

1) 그래도 낮은 MBA 랭킹: 캐나다에서 올해 Financial Times 기준 1위를 차지한 Western University의 Ivey Business School의 경우, 세계 MBA 랭킹이 '고작' 87위이다. 이건 좀 아쉬운 요소.

(사실 캐나다 학교들의 랭킹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이건 나중에 자세히 설명한다.)

올해 Financial Times MBA Ranking Table. 100위 안에 캐나다 학교는 3개뿐이다/.

2) 언어 문제: 토론토, 밴쿠버, 캘거리 등 영어권 도시로 간다면 이 문제는 크게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러나 만약 퀘벡으로 간다면 불어를 과연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이건 현실이 되고 마는데....)

그나마 멈추라는 건 알겠는데 주차 금지 이런 건 한참 생각을 해야 이해가 된다.

3) 캐나다의 날씨: 이건 아래 사진으로 설명한다.

직접 찍은 집 앞 사진. 보통 밴쿠버를 제외하면 10월 말~11월 초부터 5월 초까지 눈이 온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무튼,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캐나다 MBA 몇 군데 학교에 지원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한 곳은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의 맥길(McGill)이었다.


다음 편에는 왜 몬트리올로 향했는지에 대해 작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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