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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캐나다였나?

미국, 유럽, 중국 대신 캐나다 MBA를 선택한 이유 3가지

by Tom and Terri


캐나다 MBA 과정에 합격 후,

많은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왜 미국이랑 유럽 놔두고 캐나다에 가?'였다.


캐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시간에 있는 친척 집에 놀러 가서 나이아가라 폭포와 토론토 CN 타워에 올라가 본 기억만 있던 나라다. 그것이 나의 첫 방문이었다. 물론 자세히 기억은 안 난다.

niagara.jpg 캐나다에 방문하면 누구나 다 가는 나이아가라 폭포


2016년 구정, 기존 가족 여행이 취소되면서 급하게 여행지를 바꾸느라 옐로나이프로 6박 8일 강행군 오로라 여행을 다녀온 것이 캐나다 두 번째 방문이었다.

aurora.JPG 직접 찍은 오로라 사진. 다신 영하 20도 추위를 안 겪을 줄 알았는데 겨울에 몇 달씩 겪고 있다.


그리고 2017년 가을 2주 정도 퀘벡시티에서 몬트리올, 오타와를 거쳐 미국 뉴욕 주로 들어가 나이아가라를 지나 토론토에서 일정을 마무리했던 여행이 세 번째 방문. 아마 세 번째 방문이 이 나라에서 '2년 + a'를 살아도 되겠다는 결정에 크게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montreal.JPG 2017년 몬트리올을 방문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과연 이 곳을 선택했을까 -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위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여기서 몇 년 살아보려고요. 이민 이런 거창한 거 말고요.'였다.



우리 부부의 목표는 한 번 외국에서 살아보는 것이었다.

휴직하고 1년 살아보기, 이런 게 아닌 직장을 가지고 기반을 다진 채 말이다.

실제로 주변에 한국 생활을 정리하지 않고서라도

1) 유학 후 교수 임용 2) 주재원 파견 근무 3) 외국계 기업 본사 발령

다양한 사유로 외국에 나간 지인들이 많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런 생활을 한 번 해 보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었다.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2번 옵션이었으나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주재원 발령이란 건 수많은 운과 타이밍이 좌우하고, 원하지 않는 곳(특히 중국/중동)에 발령이 나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제외.

결국 남은 건 3번 옵션이라 그에 맞춰 여러 기업들의 문을 두드려 본 지 꽤 되었었다.


그러나 내게 주어진 시간은 무한하지 않았다.

결혼 3년 반 만에 아이가 생기면서 언제까지 이렇게 기약 없는 도전을 할 수 없었고, 그에 맞춰 목표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했다.

그래서 결국 선택한 것이 해외 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는 것.

(왜 MBA였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상세히 쓸 예정입니다.)


MBA 과정을 밟게 되면,

1) 현지에서 어느 정도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고

2) 조금 더 공부를 해 보고 싶은 분야도 있었고 (데이터 분석)

3) 아이가 돌 때쯤 외국으로 이주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았다.

현재 1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이 가정은 현재까지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GMAT 공부를 시작하면서, , 누구나 Top Tier MBA를 꿈꾼다.

HBS, Stanford, INSEAD 등 '나도 저기에 갈 수 있어!'라는 상상을 하며 말이다.

그렇지만... GMAT 공부를 하면서 슬슬 목표를 낮추기 시작한다. 특히 한 번 시험을 보면 말이다.

meme.jpg GMAT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눈을 좀 낮추면 Top 20 대학들도 보이고, 유럽 쪽 학교들도 한 번 보고,

싱가폴이나 호주 이런 데는 어떨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사실 눈에 들어온 곳이 캐나다이다.

우선 최종적으로 캐나다를 선택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현지 취업 가능: 캐나다 석사 학위 수료 후, 3년 간 캐나다에서 일할 수 있는 취업 퍼밋이 부여된다.

(그리고 보통 2년 간 일한 후 영주권 신청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미국 MBA 후 하도 한국으로 리턴하는 케이스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이 점에서 캐나다 MBA는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적어도 캐나다에 5년 체류가 가능하니 말이다.

그리고 내가 공부하는 동안 배우자가 2년 간 일할 수 있는 취업 퍼밋이 부여된다. (단, 학위 수료 후에는 만료)

PGWP-post-graduate-work-permit-study-permit-jobs-in-canada-skilled-canadian-work-experience.jpg 저렴해 보이지만 이런 짤들이 구글에서 수도 없이 나오는 만큼 실제로 캐나다 석사는 인기가 꽤 많다.


2) 학위에 대한 가치: 대학교 때 의외로 미국이 아닌 캐나다로 교환학생을 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U of T, McGill, UBC, Waterloo, York 등 학교 자체가 어느 정도 명성이 있다면 만약 캐나다에서 정착 실패 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학위에 대한 가치가 있을 것 같았다.

canada university ranking.PNG 캐나다 대학교 랭킹은 생각보다 높고, 우리나라에 동문들도 많은 편이다.


3) 살아보고 싶은 곳: 여행을 많이 다녔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여기에 살아보고 싶다 / 여기는 못 살 것 같다'는 선이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었다.

'여기에 살아보고 싶다' 리스트에 들어있던 곳들 중 하나가 캐나다였다.

(사실 미세먼지 없고 공기 좋은 곳 대부분이 리스트에 들어있었다. ㅎㅎㅎ)

IMG_2117.jpg 흔한 캐나다 동네 공원 풍경. 이런 거 여행 다니면서 보면 여기서 살고 싶게 된다.


사실 1번이 대부분 외국 학생들이 캐나다를 선택하는 이유이고, 남미/인도 학생들은 오죽하면 캐나다 MBA를 'Immigrant MBA'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 캐나다가 정말 못 살 것 같은 곳이면 사실 애초에 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2, 3번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할 사항이었다.



물론 계속해서 망설이는 부분도 있었다.

1) 그래도 낮은 MBA 랭킹: 캐나다에서 올해 Financial Times 기준 1위를 차지한 Western University의 Ivey Business School의 경우, 세계 MBA 랭킹이 '고작' 87위이다. 이건 좀 아쉬운 요소.

(사실 캐나다 학교들의 랭킹이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이건 나중에 자세히 설명한다.)

ranking.PNG 올해 Financial Times MBA Ranking Table. 100위 안에 캐나다 학교는 3개뿐이다/.

2) 언어 문제: 토론토, 밴쿠버, 캘거리 등 영어권 도시로 간다면 이 문제는 크게 해당 사항이 없다.

그러나 만약 퀘벡으로 간다면 불어를 과연 배울 수 있을까?

(그리고 이건 현실이 되고 마는데....)

main-qimg-30e13dbc365d80824df461007bc457be.jpg 그나마 멈추라는 건 알겠는데 주차 금지 이런 건 한참 생각을 해야 이해가 된다.

3) 캐나다의 날씨: 이건 아래 사진으로 설명한다.

IMG_1394.jpg 직접 찍은 집 앞 사진. 보통 밴쿠버를 제외하면 10월 말~11월 초부터 5월 초까지 눈이 온다. 그것도 아주 많이.



아무튼,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캐나다 MBA 몇 군데 학교에 지원을 하였고,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한 곳은 캐나다 퀘벡 주 몬트리올의 맥길(McGill)이었다.


다음 편에는 왜 몬트리올로 향했는지에 대해 작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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