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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재에서답하다 Jun 20. 2020

칼라일의 KB금융 투자 읽어보기

계약 하나도 읽어보려면 꼼꼼하게 봐야 할게 많습니다.

엊그제(18일) KB금융에서 칼라일에서 2,40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다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http://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83510


KB금융 지분을 아주 조금 가지고 있어 내용을 살펴봤는데, 쉽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KB금융이 2,400억원을 5년간 (무려!) 조건부 무이자로 빌렸다고 합니다. 네, 중요한 건 바로 조건이지요. 그 조건이란 게 그 사채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입니다. KB금융 주식으로 48,000원에 바꿀 수 있는 권리입니다. 지금 KB금융의 주가가 36,000원이니 33.3%나 비싼 가격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입니다.


만약 5년간 48,000원에 한 번도 도달하지 못하면 그 권리는 행사될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KB금융으로는 공짜로 돈을 빌린 셈이니 꽤 이득입니다. KB금융이 사채를 빌리는 금리는 2.24%입니다.(2020.1Q 분기보고서 기준) 단순 계산만으로 약 11%(260억) 이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주 단순 계산이고, 그때까지 주가가 48,000원에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은 오히려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딱 5년이 되는 시점에서 KB금융의 주가가 54,000원이 되면 약 2.5%의 금리로 빌린 셈이니 단순히 사채 성격으로만 판단한다면 5년 후 54,000원 아래가 된다면 좀 저렴하게 사채를 빌린 셈입니다.

 

그런데 돈을 빌린 곳이 칼라일 그룹이라고 합니다. (정확히는 Kingsman Investments Limited라는 곳인데 칼라일 그룹의 페이퍼 컴퍼니 같습니다. Bloomberg 사이트에서 Profile를 조회해서 website로 들어갔더니 중국 성인사이트로 연결된다는... 크헉) 칼라일 그룹은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대충 살펴보면 2020.1Q 기준으로 연 26% 수익률을 냈다고 합니다.(Gross IRR기준) 지난번의 제 글에서 ROA와 ROE를 기억하시나요? 아주 간단히 정리하면 연 26% 수익률은 자기자본으로 얻은 수익률(ROE)입니다. 칼리일은 자기자본대비 부채를 500%쯤 빌려서 운영합니다. 그렇다면 자기자본 1로 0.26을 벌었지만, 실제로 운영하는 돈은 6이고 수익은 0.26+a(5에 대한 이자)인 셈입니다. KB금융이 금리 2.2%로 사채를 사용하니, 칼라일도 2%로 가정해 봅니다. 그러면 총 6으로 0.26+0.1(=5*0.02)을 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6%(=0.36/6)의 투자수익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KB금융의 주가 (단리로 계산할 때) 5년 뒤에 63,000원은 되어야 평균 수익에 도달하는 셈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돈을 빌려주고 빌린데 대한 이익가치로 따져봤을 때, 추정해보면 그렇다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고민한다면 깊게 살펴볼게 많습니다.(하지만 투자 시에는 꼭 고민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금리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칼라일 입장에선 기대수익률에 대한 조정이 낮게 이뤄졌을 수 있습니다. 또한 KB금융의 지분을 5백만 주나 획득한다는 건 단순히 지분가치를 산정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KB금융 입장에서도 빌린 돈을 통해 푸르덴셜 보험 인수라는 확장성과 그에 따른 이익을 증가까지 감안할 때 비용을 좀 더 크게 지불해도 충분히 이익이 있는 거래로 판단해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요? 저는 금융주 투자를 웬만하면 피하는 편입니다. (기회가 되면 금융주 투자가 왜 어려운지 설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요즘엔 금융주에 대해 일정 비중을 가져가는 것도 좋다고 봅니다. (KB금융이 아니라 금융주 전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소량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인 투자판단을 위해서는 꼼꼼히 은행별로 ROE, 대출채권의 질, BIS비율 등등을 판단해야 하는데요. 어려운 분들에게는 그냥 은행ETF를 추천합니다.) 이러한 의견은 최근 애널리스트 분들의 의견과도 궤를 같이 합니다. 저는 시장 대비해서(또한 절대적으로도) 3년 이내에 이익이 날 확률이 매우 높다고 판단합니다.


이런! 오늘도 옆길로 새는 글을 남겼네요. 다음 글은 지난 글에 이은 후속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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