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투자도 자신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인생의 여정 중에 하나일 뿐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 투자에 대해서 (책으로, 유튜브로, 다양한 미디어로) 이야기합니다. 저 역시 많은 책을 읽어봤고 그리고 읽고 있습니다.
좋은 내용의 책과 미디어가 너무나 많지만, 저는 정작 가장 중요한 게 빠져있다고 생각합니다. 투자의 주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가 없습니다. 다들 화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신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얼마 나의 돈을 투자하려는지 모릅니다. 아니, 정확히는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건 당신이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그 투자 방식의 성공 여부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단언컨대 (허무하지만) '운'입니다. '운'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이니, 이를 제외하면 다음으로 저는 본인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본인 자신에 대해 1. 판단이 쉬운 객관적인 정보(직장을 다니는지, 사업을 하는지, 아니면 그 외인지 등등) 2. 판단이 어려운 객관적인 정보(재무제표의 이해할 수 있는지, 거시지표는 찾고 의미를 아는지) 3. 주관적인 정보(얼마나 많은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 성실한 노력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성공적인 투자의 첫걸음이라 생각합니다.
가령, 제 주변에도 마치 표범과 같은 감각으로 가장 좋은 타이밍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뛰어한 투자성과를 보이고 최적의 타이밍에 투자를 회수하는 분이 있습니다. 저도 그분을 따라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분명히 실패할게 뻔합니다. 저는 '표범'이 아니라 '비버'에 가까우니까요.
또한 제 주변에 300% 이상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홈런타자형 투자자도 있습니다. 투자종목과 중간성과를 보면 단기간에 수익률이 100% 이상이 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만족을 못하고 그 이상을 노립니다. 홈런타자니까요. 그렇게 10년을 경기장(금융시장)에 등판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끝내 변변치 않은 실적으로 퇴역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홈런을 치겠다고 그렇게 노력했지만, (제가 보기엔) 홈런타자가 되기에는 부족해 보였습니다. 저는 투자에 있어서는 (오만함 때문에 인간적으로 싫어하지만, 스포츠맨의 성과로써는 인정하는) 일본의 이치로 선수가 좀 더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제가 표범이 아니라 비버이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수갯소리로, 단순히 성향에 따른 주식투자 방법을 구분한다면 제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함)-뭘 해도 성공한다. (샘난다)
멍부(멍청하고 부지런함)-검증된 계량적 투자(Quant)를 따라 하자.
똑게(똑똑하고 게으름)-포트폴리오 관리로 가자. 개별 투자는 전문가에게 맡기자.
멍게(멍청하고 게으름)-주식투자해야겠니? 그냥 부동산으로 가자.
재미로 하였지만, 본인의 객관적 상황과 주관적 성향을 종합해 적합한 투자방법을 찾는 것이 불가능할까요? 저는 매우 정확한 분류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네만(Daniel Kahneman) 아저씨가 군대 시절에 했던 일이 신병들의 보직을 구분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신병들의 보직발령은 희망보직과 면접을 통해서 분류했는데 실제 적응도 잘 못하고 만족도도 낮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아저씨가 계량적으로 과거 이력으로만 구분했는데 만족도도 높아지고 성과도 개선되었다고 합니다. 과거 계량적인 지표만으로도 충분히 적합한 업무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 참 이 아저씨의 명저, '생각에 관한 생각'도 꼭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