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에 문득 '업무 메일을 하루 한 번 몰아서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시때때로 오는 메일 알림이 집중력만 앗아가고 장점은 없다고 느껴졌다.
먼저 스마트폰의 지메일 앱 알림을 껐다. 원래는 회사 개인 계정과 공용 계정 두 개의 알림을 받고 있었는데, 메일을 하루 한 번만 본다면 굳이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보다 노트북으로 보는 게 아무래도 보기에도 편하고 답장도 편하니까. 매일 오전 업무 시작 전 15분씩 메일함을 훑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고 업무에 전혀 지장이 생기지 않았다. 내가 받는 메일의 종류는 크게 여섯 가지로, 팀원들의 참조 메일, 팀 스케줄 변경 시 자동으로 오는 메일, 행사 참여 권유 메일, 지원사업 안내 메일, 업무 관련 구독한 뉴스레터, 내가 동의한 적 없는 광고 메일 정도였다.
팀원들의 참조 메일은 하루 늦게 봐도 팀원과 협업하는 데 문제 되지 않았다. 내가 즉시 알아야 하는 내용이었다면, 팀원이 메일과 별개로 나한테 얘기를 해주었다. 팀 스케줄 변경 메일은 열어볼 필요조차 없었다. 이 메일은 팀 노션 계정과 구글 캘린더 계정이 연동되어 있는데, 팀원 중 내가 참석자로 포함된 일정의 일시나 참석자가 변경되면 자동으로 날아온다. 일정 변동과 관련한 내용이어서 중요할 수도 있지만, 현 팀원은 10명밖에 되지 않아 일정 변경 시 먼저 이해관계자와 이야기하고 캘린더 내용을 변경하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행사 안내 메일과 지원사업 메일처럼 시작일과 종료일이 명확한 메일은 빨리 보는 게 중요한데, 대개 기간이 넉넉하게 오기 때문에 하루쯤 늦게 봐도 문제 되지 않았다.
비효율적인 업무를 하나 덜어서 정신 건강에 한결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