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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배추 Oct 28. 2024

프롤로그

일단 몸무게부터 빼보려고요.

좀 쉬고 싶었다. 일을 그만두고, 어디든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으로 가서 요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다. 어쩔 수 없이 복직을 했다.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복지혜택이 있음에 감사했지만, 사람은 욕심쟁인가 보다. 돈이 많아서 복직할 필요가 없었다면, 더 감사했을 것 같다.




그런데 사람은 욕심쟁이인 동시에 적응쟁이다. 그래서 업무가 익숙해지고, 근무처가 집에서 가까워지자 살이 찌기 시작했다. 점심은 집에 와서 해결했지만, 집에 오기 전에 요기를 하기 위해 간식을 먹었다. 두 번의 점심을 먹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지가 맞지 않더랬다. 곧 빠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번 늘어난 살은 내 옆에 단짝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나잇살은 참으로 무서웠다.

삶에 필요한 균형


그래서 이제는 나를 위해 식단을 가꾸고 있다. 아침에 샐러드를 먹고, 직접 구운 통밀 100퍼센트의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며 상을 차린다. 보호받지 못했던 어린 시절까지 아울러서 나를 우쭈쭈 하며 내가 나를 사랑하는 느낌이 따뜻했다.

나를 위한 식사


그러자 우울함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무게의 숫자도 0.1그람이 더 빠졌다. 물론 도로 찌기도 했다. 현재는 2개월 전보다 1킬로가 빠진 상태다. 운동쟁이의 근육화는 몸무게에 반영되어 있지 않으니 더 빠진 게 아닐까? 외형이 다는 아니지만, 바지의 치수가 줄어들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그래서 뭐가 됐든 간에 일단 빼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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