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계란에 피자치즈 뿌리면 이것이 단백질폭탄쓰
당근 하면 당근마켓이 대세인 요즘이지만, 실제로 당근은 중앙아시아에서 재배된 채소가 형님이지요. 고대에는 당근을 약용식물로서 주목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영국조종사들의 약간 시력을 위해 사용되기도 합니다. 당근마켓도 이런 당근역사에 반하여 그 이름을 명명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당근이 원래는 주황색이 아니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미국 홀푸드에서 보라색과 노란색 당근이 있는 것을 보고 당근이 아닌 줄 알았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알고 보니 홍당무는 선택적 육종을 통해서 재배된 것이라고 하네요.
홍당무는 야맹증에 좋은 비타민 A뿐만 아니라, C도 풍부한데 항산화물질까지 가득 들어 있습니다. 당근=건강식품의 방정식 성립이 가능한 상태인 거지요. ‘사과 한 알이면 무병장수한다.’는 말을 ‘당근 하나면 무병장수한다.’라고 바꿔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연유로 요즘 저는 당근을 매일 섭취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가족들의 홍당무반대운동으로 인하여 혼자 당근귀신이 되었지요. 어찌나 싫어하던지 뱀파이어에게 마늘이 즉효약이었다면, 저의 남편에게는 당근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당근 요리는 저만을 위한 당근요리입니다. 이름하여 당근당근한 느낌이 온몸으로 보이는 당근계란피자예요. 재료는 제목 그대로 당근, 계란, 피자치즈가 메인이라 기가 막히게 맛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심심한 맛이 일품인 게 은근 맛도리예요. 제 작은 친구는 ‘으아. 당근 싫어.’하더니, 한 번 맛보고는 '은근히 맛있네. 희한하네'라고 하며 몇 번이나 빼앗아 먹었을 정도입니다.
다만, 제가 저를 위한 요리를 하다 보니, 2차 거하게 드신 분이 게워낸 형태가 되어버리긴 했습니다. 기본 모양이 그렇다 보니, 아무리 플레이팅을 해도 그 이미지가 사라지진 않더군요. 그래도 맛있게 먹었고/건강에도 좋으니깐/그리고 우린 모두 완벽할 수 없으니깐/ 제가 처음 만들었던 이미지 그대로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근계란피자 레시피
재료
당근 1개
계란 2~3개
피자치즈 한 움큼 2번
소금, 후추 약간
크러쉬드페퍼
만드는 방법
1. 당근 1개를 갈아서 계란과 섞습니다. 이미 보기가 썩 좋지 않지만, 그야말로 벌써부터 영양식 그 자체입니다. 맛깔스러움을 위해 소금, 후추도 같이 뿌려줘요.
2.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당근계란을 부었는데, 뭔가 부실해 보여서 크러쉬드페퍼를 뿌려봅니다. 약간 매움맛이 가미되면, 은근 감칠맛이 돌거든요.
3. 뒤집어도 될 만큼 익었을 때, 한쪽에 피자치즈를 뿌립니다. 그리고 반으로 접어서 잘 익힙니다.
4. 플레이팅 하여 먹습니다. 혼자 먹더라도 평소에 아끼는 그릇에 놓아봅니다. 매일 쓰고 입는 것에서 자신의 자존감이 형성되는 거니깐요.
보기에 썩 맛있어 보이진 않지만, 피자치즈가 피자처럼 찢어지면서 은근히 고소합니다. 은근 맛있어서 반쪽만 먹으려다가 전부 다 먹어버렸습니다. 반쪽만 먹었다면, 다이어트도 성공했을 테지만, 이미 지나간 건 잊기로 합니다. 대신 다음에 먹을 때는 반으로 나눠서 먹어야겠단 결심을 해봐요. 건강하게 다이어트하는 게 저의 목표니깐요.
건강해지기 참 쉽죠?
그런데 살 빼는 건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