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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배추 Apr 18. 2024

백일동안 매일 쓰는 이야기

1. 어느 겨울에 쓴 새벽 5시 30분

모든 소음으로부터 사라지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의 공간으로 비집고 들어가 고요를 마음껏 누리고 싶은 마음이 타들어갈 때가 있다.


자신의 숨소리와 물소리 이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바닷속이 좋았고, 손으로 대화하며 상대방을 계속 주시하는 쌍방향의 관심이 마음에 들어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다.


하지만 바다가 가깝지 않은 내륙의 삶에서

바닷가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답답했다.


그 해결책은,

모닝미라클이다. 목적이 있는 삶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세상으로부터 한 발치 떨어져서 동굴 속으로 숨기 위해 해가 드러나지 않는 이 밤과 아침의 경계가 좋다.


그래서 아침이 오기 전 새벽녘의 조용한 시간은 사치다. 바닷가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저 멀리 우주 속으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새벽의 짙은 적요가 요동치던 마음마저 잔잔하게 만들어준다.


새벽 5시 30분.

하늘색이 다크네이비로 깔려 있는 시간의 틈새사이.

창문을 열어 폐를 얼려버릴 것 같은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하루를 열어본다.


밤이 시간을 역행하는 모습으로 하늘색이 점차 밝게 변하면 자명종이 울리고 거리에는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며 분주해진다.


그래서 빛이 우리의 도시를 비추기 전에

서둘러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하루를 시작한다.

나만의 적막한 시간을 관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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