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e'on 나를 위한 톤을 켜는 기록
24살이 시작되던 1월, 지금 회사에 입사했다.
합격하던 날, 대기업 사원증을 목에 걸던 날,
부모님과 함께 얼마나 기뻐했던지.
동기들과 사진 찍으며 두근거리던 그날의 설렘은 아직도 선명하다.
10년 동안, 가끔 지칠 때도 있었지만 이 회사가 난 좋았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보며, 나도 함께 성장하고 싶어 노력했고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버티고 버티며 맡은 일을 해내다 보니, 위기의 순간마다 승진과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
그 성취감에서 오는 기쁨과 짜릿한 쾌감에 중독되어 있었던 것 같다.
좋은 동료와 선배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도 크다.
그런데 나는 지금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고,
이 회사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워가기 위해.
변화를 준비하며, 그 과정들을 기록하려 한다.
올해는 내게 특별한 해였다.
그동안의 노력 덕분에 하고 싶었던 일을 맡게 되었고,
'역시, 꾸준히 노력하면 누군가는 나를 알아봐 주고 기회를 주는구나.'
그렇게 또다시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이 찾아왔다.
그런데 단 3개월 만에, 10년의 시간이 무너졌다.
"네가 X신이라 이것도 못하고. 후"
"너 때문에 이 프로젝트가 망하는 거야."
사람들 앞에서 소리치던 팀장님의 말에, 나는 3초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나는 그런 말을 들을 만한 일을 하지도 않았고,
그 일은 나와 무관한 일이었다.
차분하지만 할 말은 하는 성격인 내가,
그 순간엔 억울함과 충격에 목소리가 막혔다.
"팀장님, 제가-" 말을 이어가려 했지만, 비속어로 말을 끊어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며 나는 스스로를 지키지 못한 채 무너졌다.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그걸 왜 듣고만 있었냐, 맞서 싸워야지, 신고해야지.'
나도 누군가에게 이전에 이런 얘기를 듣고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그 상황의 당사자가 되어 보니 쉽지 않았다.
그때부터 불안감, 초조함, 우울감이 찾아왔다. 그러다
죽으란 법은 없다고 팀을 이동할 기회가 생겼고, 처음엔 너무나도 기뻤다.
하지만 금방 깨달았다. 나는 단지 그 팀장님 때문만이 아니라,
그동안 쌓여온 피로와 지침, 회사에 대한 전반적인 마음의 고갈로 인해 지쳐 있었음을.
팀장님을 계속 마주쳐야 한다는 것도 한몫했지만,
말도 안 되는 업무량, 평일엔 일상 없는 당연한 야근, 끊임없는 문의들..
그 모든 것에 나는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
예전의 나는 우리 회사의 뷰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나는 양치 하면서 창 밖을 보며 멍 때리면서
'여기서 뛰어내리면 끝날까?',‘내가 사라지면 끝날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단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며,
'아, 나 지금 정말 위험한 상태구나.'하고 깨닫고 휴가를 냈다.
휴가 기간 동안 스스로 정리하고 회복하려 했지만 휴식은 무슨,
끊임없는 업무 연락에 오히려 더 지쳐갔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나는 여기서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나를 버리고 있는 걸까?
10년 동안 충분히 열심히 해왔으니,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집에 있는 노트를 꺼내어 '지금의 나'를 주제로 마인드맵을 그려보았다.
나는 왜 지금의 내가 되었는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 노트들을 찍어 Chat GPT에게 정리를 부탁해 보았다.
AI가 정리해 준 나는 이런 사람이었다.
감각과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공간을 꾸미고, 꽃을 만지며,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나만의 리듬으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사람
어릴 적부터 책과 그림을 좋아했고 디자인을 전공하며
혼자 생각하고 몰입하며 결과를 만들어 내던 사람.
그 감각으로 디자인, 인테리어, 라이프 스타일 등 나다운 삶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퍼스널 브랜딩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이어졌고,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과 행복,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책임과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 용기,
그 마음이 나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앞으로 나는 차분하지만 단단하게 나만의 이야기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그리고 나처럼 아픈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나답게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앞으로 이 공간에 좋아하는 것들을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고민과 생각들,
일상 속 작은 변화들, 좋아하는 인테리어, 소품, 식물 이야기, 때로는 일, 관계, 마음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기록을 시작해보려 한다.
그리고 언젠가 마음이 건강해진 내 모습으로,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나간 나의 삶으로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나를 Tone'on으로 표현하려 한다.
나다운 색과 감성, 톤을 켜는 삶.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에게,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가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작은 공간, 소품, 식물, 일상의 순간들로
조금씩 나를 위한 삶의 tone을 켜는 중이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고민과 변화도 솔직하게 담아내려 한다.
이 기록이, 어쩌면 나처럼 마음의 전환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도 작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작은 빛 하나 켜듯, 오늘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