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룬 것 너머, 지켜야 할 나를 마주한 시간
나는 10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 왔다.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일에만 집중했다.
"열심히 한다면 누군가는 알아주고, 기회는 반드시 온다."
나는 그 신념 하나로 치열하게 살아냈다.
돌아보면 누구보다 열정적이었고,
그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며
경험하고 싶었던 모든 루트를 밟아왔다.
그런 내가, 올해 누군가로 인해 서서히 무너졌다.
그 팀장님 때문이다,라고 단순히 말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분명히, 그분과의 만남 이후 내 안의 무언가가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다.
비상식적인 일들이 처음엔 내게 작은 충격이었다.
그러나 그 충격은 점점 나를 짓눌렀고,
쏟아지는 감당 못할 업무들 속에서
감정도, 몸도, 일도 모두 지쳐갔다.
더 이상, 이 자리에 있는 내가 '나' 같지 않았다.
나는 다시 나를 찾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계획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이 자리를 지키면서는 도저히 불가능했다.
'버티는 것'과 '살아내는 것'은 다르다는 걸 이제는 안다.
나는 여전히 그 팀장님을 마주할 때마다,
나에게 화를 내지 않아도 병원에서 받은 '필요시 복용' 약을 꺼내 먹는다.
쉬는 날, 스케치북 하나를 꺼내 들었다.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조용히 써 내려가며
나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돌아가기로 했다.
다시, 현장의 자리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직접 마주해야 하는 그곳.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를 이끌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에
가장 즐겁고 행복해했던 곳
감사하게도, 나를 붙잡아주는 손길들이 많았다.
나와 함께했던 리더들은 조금만 더 고민해 보라며,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며 진심으로 조언해 주었다.
그러다 이내, 내가 얼마나 많은 고민 했을지 알 것 같다며
안타까워하셨고, 이해한다며 이 선택을 응원해 주셨다.
누군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 마음들이 너무나 감사했다.
그 진심 어린 말들 덕분에, 나는 이선택을 더 확신할 수 있었다.
나를 지키기 위해, 이 선택이 맞다.
물론 두렵다.
힘들고, 속상하고, 때로는 후회도 할 것이다.
낯선 감정과 마주해야 할 날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 위에 단단히 서 있는 마음 하나가 있다.
'이 선택은, 나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확신,
내 선택을 응원해 주는 동료들, 선배들, 그리고 리더분들.
지금의 선택만이 아닌, 내 '삶' 전체를 바라봐주는 그 시선들이 고맙다.
그리고 무엇보다,
또 다른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나를 붙잡아준 지금의 나 자신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이제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향해
한 걸음 잠시 물러나, 더 멀리 나아가려 한다.
작은 빛 하나 켜듯, 오늘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