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다시 바라보다

만 45세 생일을 맞이하여

by 도시남자 수식씨

올해로 마흔다섯. 요즘은 생일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나이가 또 이렇게 한 살 먹는구나, 이러다 곧 노년이 되겠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 예전엔 생일이 오면 괜히 들떴는데, 이제는 조용히 지나가면 좋겠다 싶다. 이번 생일은 마침 휴일이라 약속 하나 잡지 않고, 혼자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며 시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휴일을 앞둔 금요일 점심 무렵, 회의실에 들어가니 동료들이 케이크를 준비해놓고,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떡케이크 위의 작은 초, 정성스러운 손글씨 카드, 그리고 해외출장 중인 동료가 화상으로 함께 축하해주는 장면까지. 그 순간, 쑥스럽고 웃겼지만 마음 한켠이 따뜻하게 데워졌다.


그래, 생일이란 결국 그런 날이었다.


누군가가 나의 존재를 기억하고,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날. 그 말 한마디가 세상 어떤 선물보다 귀하다. 언제부턴가 ‘나이’에만 매달려 생일의 의미를 잊고 있었던 것 같다. 돌아보면, 지금까지의 시간도 누군가의 축하와 응원 속에서 지나왔는데 말이다.


나이가 한 살 더 먹으면 어때!


나이 먹는 만큼 마음이 깊어지고, 곁에 두고 싶은 사람들이 또렷해진다는 뜻일 테니까. 이번 생일엔, 혼자 보내지 말아야겠다. 누군가와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나누며, “올해도 잘 살아왔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게 어쩌면, 나에게 주는 가장 좋은 생일선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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