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는 고통

피아노 학원을 그만둔 비겁한 변명

by 도시남자 수식씨

요즘 문득, ‘진짜 행복이 뭘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얼마 전엔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로라도 악기 하나쯤 다루면 멋질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손끝이 따라주지 않고, 악보는 자꾸 헷갈리고, 연습은 고역이었다. 몇 주 버티다가 결국 그만뒀다. 예전 같으면 ‘의지 부족이야’ 하고 스스로를 다그쳤을 텐데, 이번엔 좀 다르게 느꼈다. 이것도 결국 나의 행복을 찾아가는 시행착오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겪는 고통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가짜 행복’을 좇는 고통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 더 많은 돈, 눈에 띄는 성취를 얻으려는 마음. 겉보기엔 반짝이지만, 막상 손에 쥐면 금세 허무가 밀려온다. 그 행복의 무게 중심이 자기 안이 아니라 밖에 있기 때문이다. 남의 시선을 좇는 한, 마음은 늘 흔들리고 공허해진다.


다른 하나는 ‘진짜 행복’을 찾아가는 고통이다. 이건 훨씬 느리고, 훨씬 고된 여정이다.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익숙한 나를 부수고, 다시 세우는 과정. 때로는 자신이 얼마나 약한 존재인지 마주해야 하고, 그게 아프다. 하지만 그 아픔 속에서 조금씩 단단해진다. 누군가에게 휘둘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는 힘이 거기서 나온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묻는다. ‘나의 진짜 행복은 무엇일까?’
피아노를 배우다 포기한 일도, 괜히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가 후회하는 순간들도, 결국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일 것이다. 조금 서툴고 느리지만, 그 시행착오 속에서 언젠가 내 안의 무게 중심을 제대로 세우게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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