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도 풀리는 우수인데, 남북관계? 조한관계?
북한이 9차 당 대회를 개막했다.
2021년부터 시작한 경제발전 5개년 계획과 국방력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작으로 평가할 것이다.
다가올 5년은 사회주의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한 비약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포부도 밝힐 것이다. (참고:북한이 드론에 발끈한 건 당대회 때문? -장밋빛(?) 내세울 9차 당대회-)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융성 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2035년까지 실현”하려는 북한 김정은 입장에서는 앞으로 5년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9차 당 대회가 개막한 2월 19일은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24절기 가운데 하나로 봄이 왔음을 상징한다.
우수를 먼저 언급한 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8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었다. 무인기 북한 침투에 대한 유감을 다시 표명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았다.
“2월 19일은 우수인데, 진정성 갖고 마주 앉는다면 얼음장 녹아내리듯 남북 관계가 회복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다짐하듯 내민 카드가 ‘남북기본합의서’다.
“다시 남북기본합의서의 정신을 잇고 확대 ·발전시키는 복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
남과 북이 논의를 거듭해 탄생시킨 남북관계의 헌법이자 행동 강령이다.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991년 12월에 합의해 1992년 2월에 발효됐다.
북한 김여정 부부장은 같은 날인 2월 18일, 통일부 장관의 기자회견에 곧바로 대답했다. 담화를 통해서다.
“한국측의 무인기 도발행위에 대해 공식인정하고 다시 한 번 유감과 함께 재발방지 의지를 표명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일상 생활에서 문자나 카톡을 주고받고, SNS로 소통하는 시대다. 남북 당국자가 회견과 담화를 통해 간접 대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의 7문장 담화문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뭔가 느낌이 싸~하다.
‘어리석다, 끔찍한 사태, 경고, 한국 보존자체’ 같은 단어들이이야 북한 담화에서 자주 보는 표현이어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데 마지막 부분에 있는 ‘남부국경’이라는 표현이 특히 목에 걸린다.
삼팔선, 휴전선,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라는 다양한 명칭으로 익숙한 지역인데…
김여정 부부장은 ‘남부국경’이라는 단순하고도 단호한 단어로 대체한 것이다.
그럼 대한민국에서 보면 ‘북부국경’인가(?).
2월 18일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에서 사용한 표현은 강도가 더 세다.
9차 당대회 개막을 앞두고 군수 노동자들이 당에 선물한 600mm 대구경 방사포 50문 증정식에서 한 연설이다.
김정은은 600mm 방사포가 “매우 훌륭하고 매력있는 무기”라며 “특수한 공격 즉 전략적인 사명수행에도 적합화 돼 있고 인공지능기술과 복합유도체계가 도입됐다”고 했다. 핵무기를 탑재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 무기가 사용된다면 교전상대국의 군사하부구조들과 지휘체계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며 “무기 사용이 현실화되면 그 무슨 ‘신의 보호’라는 것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공개된 600mm 대구경 방사포는 1대에 5발을 연속 발사할 수 있다. 50문이니 250발을 한번에 쏠 수 있다. 사정거리는 400km가량인데 ‘남부국경’에 배치하면 대한민국 전역이 사정거리 안에 든다. (물론 북한이 자신들의 북쪽 국경에 배치하면 중국도 사정거리에 포함된다.)
“‘신의 보호’라는 것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하니 북한 미사일에 대비한 킬 체인이나 한국형 3축 체계도 무용지물이 될 거라는 게 김정은의 엄포다.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가 됐으니 단절되고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도 술술 잘 풀어보자는 대한민국 장관의 러브콜이 나온 날에 김정은 위원장은 “최강의 군사력증강, 공세적인 대응방식을 철저히 구현하자”고 했다.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 명시된 것처럼 “쌍방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것을 인정”하자는 통일부 장관의 호소(?)에는 “견결한 대적관, 적국과의 국경선은 마땅히 단호해야 한다”는 표현이 돌아왔다.
우수가 지나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 다가온다.
언 강도 풀리고 개구리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새 봄. 4월에는 미중 정상회담도 열린다는 데,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될까?
그 명칭이 여전히 ‘남북관계’가 일까? 아니면 북한이 내세우는 ‘조한관계’가 될까? ///
*제목 이미지는 구글 Gemini를 사용해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