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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니 스탁 Aug 23. 2023

알프스는 태평양에 신선한 물을 공급하기로 했어요

결국, 저지르는 일본


원자력의 불편한 진실


원자력은 가장 싼 에너지다? 지금은 맞다. 그러나 2030년이면 태양광이 원자력 발전단가보다 낮아질 것으로 일본 정부조차도 예상한다.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발전 단가도 금세 따라잡을 것이다. 그런데 왜? 주야장천 원자력, 원자력을 외치는 걸까? 득달같이 달려들거라 '할많하않'하겠다. 그들도 먹고살아야 하니 그럴 거다. 그럴 수 있다. 누군가에겐 직업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


문제는 처리 방법이 없는 '사용 후 핵연료'이다. 이것을 처리하는 시설을 건설 완료한 나라는 원전 발전이 시작한 이래로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없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그냥 쌓아 놓고 있을 뿐이다. 건설 중인 나라는 단 1개 나라, 핀란드다. 최소 지하 500m 이상의 깊이가 필요한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시설은 지진에도 안전해야 한다. 따라서 엄청난 규모의 지하 암반층이 필요하다. 핀란드가 조건에 맞는 지역을 찾는데 무려 32년이 걸렸다. 미국조차도 적합한 부지를 찾지 못해 시설을 짓지 못하고 있다.


ⓒ YTN 사이언스


방사능이 분해되어 사라지는 데는 약 300,000년이 걸린다고 한다. 오타 아니다 30만 년이다! 원자력은 당장 비용이 쌀지는 몰라도 처리에는 천문학적인 돈과 인류가 감당하기 힘든 시간이 든다. 당장에 비용과 누군가의 헤게모니를 지키느라 우리 후손들에게 치러야 할 대가를 떠넘기는 참으로 무책임한 에너지다. 그럼에도 다른 에너지의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원자력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충분히 찾아보면 아실 수 있다. 진실에 눈감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다.




다핵종 제거의 의문


일본은 지금 태평양을 하수구 삼아 전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방사능 오염 처리수를 방출하려 하고 있다. 공장 폐수를 완전히 거르지 않고 바다로 흘려보내면 바로 적발되고 처벌받을 것이다. 캠핑카를 끌고 가 옷을 세탁한 물, 설거지 물, 배설물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바다에 버려도 벌금을 물고 욕도 먹을 것이다. 그런데 핵 오염수라니…


일본 정부가 자랑해 마지않는 ‘알프스(ALPS)’는 다핵종 제거설비를 말한다. 이름도 청정 암반수가 나오는 알프스.. 마케팅의 나라다운 교묘한 네이밍이다. 다핵종이란 말 그대로 많은 수의 핵물질의 종류라는 뜻이다. 다핵종 제거란 한 번에 하나의 핵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핵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설비를 말한다.


그런데 말입니다...


1. 여러 개를 제거한다고 했지 전부 제거한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2. 제거한다고 했지 완벽하게 제거한다고도 말하지 않았다.


알프스는 대략 60개 정도의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 후쿠시마의 다핵종은 무려 200가지가 넘으며 무게가 무거워 가라앉은 다핵종은 심층수를 타고 더 빨리 우리나라 앞바다로 올 가능성을 주장하는 이도 있다.




오염수 확산의 간과


독일의 한 연구소가 시뮬레이션 한 오염수 확산 경로와 시간 분석에 따르면, 150일 ~ 200일 후면 동해안으로 유입되며,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부 해안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년, 태평양 전역으로는 약 10년이면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출처: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1. 선박평형수

대형 선박은 짐을 내리고 나면 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평형수’라는 것을 배 안의 탱크에 주입한다. 당연히 근처의 바닷물을 넣는다. 그리고 다른 나라로 가서 짐을 싣고 나서는 그 평형수를 배출한다. 일본 앞바다에서 평형수를 채운 배가 우리나라를 포함 다른 나라에 가서 버리면 단 며칠 만에 오염수가 근해에 배달되는 셈이다. 수 많은 대형 선박의 이동은 그 자체로 핵오염수 배달 대환장 파티다.


2. 어류의 이동과 먹이 사슬

수많은 어류들은 그 바닷물에 몸을 담근 채 살아가고 이동을 한다. 어패류는 바닥에서 해당 물질을 먹고 몸에 축적하고, 다른 어종은 그것들을 잡아 먹으며 먹이사슬이 이어진다.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인 ◯치는 1년이면 태평양을 건넌다. 이 어종은 지금도 중금속과 미세플라스틱의 종착역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무려 방사능이라니...


3. 추가 발생하는 오염수

문제는 또 있다. 지금 쌓여있는 134만 톤을 30년간 배출한다는데 그동안 여전히 수습되지 못한 사고 현장에 서서 계속 배출되는 새로운 오염수는 어떡할 건가? 인류사의 한 획을 긋는 분해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알프스가 만든 신선한 물은 전 세계의 바다로 수십 년 간 계속 방류될 예정이다.


IAEA 수장도, 우리나라 국회의원도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을 계속해서 바다에 무상 공급하겠다는 마인드.. 정말 미친 듯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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