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현장은 생각보다 끔찍하다.
오랬만의 글이네요. 숨도 못 쉴 정도로 바쁘기도 했지만 최근 역대급으로 타락하고 무도한 시대상에 분노와 허무감이 밀려와 한동안 글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내가 뭐라고.. '시일야방성대곡' 몇 편을 썼지만 독설만 나와 제 글임에도 읽기 싫었습니다. 왜 그런지는 할많하않..
그래도.. 써야겠죠.. 귀한 구독자 분들이 계시고, 저와의 약속이니까요. <빅쇼트>대해부의 연결되는 글입니다.
이전 글은 <시장에 처맞기 전까지는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는 주제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번 글은 투자 할 때 멘토로 삼는 투자서에서에 대한 사견입니다.
투자 방법은 종목의 섹터에 따라, 주가와 모멘텀에 따라, 그 종목의 세력이 만드는 차트의 흐름에 따라 모두 달리 적용해야 합니다. 단, 투자의 원칙은 언제나 같은데요. 그것은 바로
바닥은 무조건 가격의 하락을 말하지 않습니다. 종목 전체의 역사를 보고 저점 '구간'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 기업의 가치 + 미래가치(순이익, 수익률, 기술, 시장에서의 위치, 보유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었을 때를 말합니다. 망해가는 기업의 주가 하락은 바닥이 아니라 현재 가치를 반영한 것이므로 매수하면 안 됩니다.
아무리 가격이 좋은 바닥이라도 지하실이 있습니다. 가끔 맨틀까지 파고 들어갑니다. 그래서 나누어서 천천히 사야 합니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종목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즉, 여러 종목 군을 만들어 골고루 사야 합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그 종목에 맞는'입니다. 시간투자는 당연합니다만, 각 종목군마다 시간이 다릅니다. 무턱대고 손 놓고 기다리는 것은 시간 투자가 아닙니다.
위의 4원칙은 ‘저가매수, 분할매수, 분산투자, 시간투자’라 합니다. <빅쇼트>에서 이 모든 원칙을 무시한 채 몰빵한 주인공 마이클 버리는 결과적으로 성공했고 전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또다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이름만 들어도 아는 투자자들 중에 손꼽히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말년에는 큰 손실을 입고 퇴출된 사람도 많습니다. 많은 경우 그들의 전성기를 박재해 놓고 결과에 과정을 끼워 맞춘 것이 투자서적 들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들과 나의 시대가 다르고, 배운 것이 다르고, 가진 자산이 다릅니다. 그래서 투자서를 따라 해서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 우리는 그 위대한 투자자들로부터 도대체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동어반복입니다만.. 투자에 있어 시대별로 해야 할 것은 달라지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거의 똑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걸 제대로 알려주는 책은 찾기 어렵습니다. 흔한 자기 계발서들도 온통 ‘무엇을 해야 잘할 수 있나’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먹는 것을 조절하는 것이 우선일까요? 정답 아시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좋은 영양제를 먹는 것이 우선일까요 잘 쉬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우선일까요? 이 정답도 아시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노력 강조형 책, 강연, 유튜브만 쫓아다닐까요?
무엇을 하지 말라는 말은 사람들이 듣기 싫어합니다.
무엇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멋진 목표가 있는 삶, 심지어는 이미 성공한 듯한 착각을 줍니다. 반면 무엇을 하지 않는 삶은 억눌리고 멈춰 있는 삶 같거든요.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종목을 분석, 매수/매도하는 것은 신나게 돈을 버는 행위 같지만 어떤 종목을 사고 싶어도 매수하지 않거나, 더 사거나 팔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정말이지 아둔한 짓 같습니다.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남들은 활발하게 수익을 내며 똑똑한 것 같은데 나는 재미도 없고, 답답합니다. 주변의 부추킴 때문에라도 못참고 뉴스매매, 뇌동매매, 단타에 뛰어듭니다. 흥미진진하죠. 하지만 그 때가 세력에게 당하기 딱 좋은 시점입니다. 고점에서 물리고, 세력들의 물량 받이가 됩니다.
가짜 열심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미친 듯 운동하는 사람보다 야식을 끊고 탄수화물을 줄이는 사람이 훨씬 날씬해지고 건강하고 오래 삽니다. 비타민 수십 가지를 들이붓고 야근하는 사람보다 일찍 잠드는 사람이 훨씬 정신이 맑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도서관 카페 죽돌이들 보다 게임, SNS, 영상 미디어를 절제하는 사람이 훨씬 공부를 잘합니다. 재무제표를 꿰뚫으며 차트에 온갖 지표가 널려있는 사람보다 주식의 생로병사를 이해하고 매매를 최대한 자제하는 사람이 훨씬 큰 부자가 됩니다. 뭘 잘하려면 뭘 하지 마세요.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