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돈말마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니 스탁 Apr 27. 2023

[돈] 비밀인데 너만 알려줄...

너무 많은 비법들에 대하여


당신께만, 회원님들께만 알려주는 거예요

개인 투자자들, 특히 주린이들은 세상의 노이즈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투자를 시작하면 정치, 경제, 사회에 관심이 더 가고 미디어를 탐색하는 일이 많아진다. 이 시기에 흔하게 접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비법'혹은 '비결'이라는 말이다.






비법(祕法)

[명사] 공개하지 않고 비밀리에 하는 방법.


비법쟁이들은 남들보다 더 벌고 싶고, 쉽게 벌고 싶은 인간의 본성을 자극한다. 신비감을 주는 이상한 이름을 붙인 투자의 '비법'을 시전하면 막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그들에게 아예 능력이 없다는 게 아니다. 다만 비법이 있다면 공개하지 않을 것이고, 공개되었다면 더 이상 비법이 아니라는 말이다.


 대가를 치를 준비되셨소? ⓒ Pixels



비법쟁이들의

종특


공개된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리서치로도 알 수 있는 내용이거나, 자신의 일천한 경험을 일반화한 내용이거나, 당연한 말들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런 것들을 많은 사람들이 공부하지 않는 데 있다. 그래서 조금 더 부지런한 그들이 '비법'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비싼 값에 팔고 있는 것이다.


헤매는 사람에게 지름길을 알려준다는데 얼마나 고마운가. 그런데 왜 가르쳐 줄까? 인류애가 넘쳐서? 그럴리가.. 자신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를 위한다는건 명분일 뿐이다. 회원비를 받고, 슈퍼챗(진짜 그럴 돈 있으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라)을 챙기고, 책과 강연을 팔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1. 특정한 상품이나 시장에 대한 예측을 제시하며, 그것이 반드시 맞다고 주장한다.

2. 과거의 데이터나 사례를 근거로 하여, 미래의 결과를 보장한다고 말한다.

3. SNS에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서민들의 삶을 불쌍하게 표현하거나 경멸한다.

4.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이나 원리를 무시하거나 왜곡한다.

5.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약속하며, 빠르게 행동하라고 유도한다.


여기에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믿고 거르면 된다.(특히 3번째 줄)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알고리즘의 세상. 좋은 콘텐츠가 재미까지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투자 관련 콘텐츠는 화려한 언변이나 재치 있는 자막이 아닌 진짜 내용을 보는 분별력을 가져야 한다.


필자가 투자의 근간으로 삼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냉정한 진실이고, 또 하나는 그 진실에 맞서는 원칙이다.



하나의 진실이란

돈과 정보는 1%가 독점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첨단 금융공학 시스템, 그리고 어려운 용어의 장벽에 겹겹이 둘러싸져 개인들은 접근조차 힘들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출발점부터 다른 게임이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는 공개된 리포트, 기술 분석이나 언론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정치, 자본, 기업, 언론은 거대한 원팀이다. 그런데 개인투자자의 편이 아니다. 자본시장의 역사는 잘 모르는 개인 투자자의 돈이 잘 아는 선수들의 지갑으로 이동하는 '부(富)의 전이(轉移)'의 역사다.



이 진실에 맞서는 오직 단 하나의 원칙은

그들과 같은 패턴으로 투자해야 한다.


역대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올랐던 기간은 전체 기간의 15%밖에 되지 않는다. 주가가 내리는 건 세력이 85%의 기간 동안 매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르는 것은 매집한 물량을 호구들에게 떠넘기기 위해서다. 사자마자 오르는 일은 거의 없다. 올랐다면 실력이 아니라 운이다. 같이 매집하고 같이 수익을 내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살 때 팔고, 그들이 팔 때 산다. 반대로 하고 있다.



비법말고

원칙으로


앞으로 인류가 절대로 버릴 수 없는 산업은 뭘까? 인간은 젊고, 건강하고, 편안하게 오래 살고자 할 것이다. 뭐가 필요할까? 또한 첨단 IT 기술을 절대로 버리지 않을 것이다. 뭐가 필요할까? 조선, 건설, 반도체, 소부장은 구축 > 사용 > 노후화 > 교체의 각기 다른 사이클을 가지고 움직인다. 지금은 무슨 싸이클에 있나? 이런 흐름을 보지 않고 종목만 살피는 사람은 투자에 성공하기 어렵다.


산업의 흐름 > 산업군 > 섹터 > 종목으로 들어갔다면, 투자하고자 하는 회사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한다. 무슨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대주주가 누군지, 상장 때부터 주가 흐름은 어땠는지, 누가 많이 샀는지, 재무제표, 투자지표, 관련업계 뉴스를 살펴보면 현재 주가가 고평가인지 아닌지 알게 된다. 아무리 좋아도 몰빵 하거나 너무 많이 사거나 한 번에 풀매수는 금지다. 시장의 불확실성, 세력의 농간이 발생하는 순간 어떤 공부와 논리도 무의미해지는 게 주가이기 때문이다.


투자의 비법 찾을 시간에 인문학, 경제사를 공부하고 종목 분석을 스스로 해서 실력을 길러야 한다. 그게 귀찮으면 절대 투자하시면 안 된다. 손 안 대고 코를 풀 수는 없다. 비법이 아니라 원칙이며 실전투자법의 거의 전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말] 내 삶이 미화되기 전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