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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양부인 Mar 04. 2020

부산어묵으로 과자 만들기

오븐 없이 전자레인지로 어묵 과자를 만들어보니...

사각 어묵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맛있는 과자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궁금해서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1. 사각 어묵 몇 장을 먹기 좋게 자르고

2. 레인지용 접시 위에 기름종이를 깔고

3. 그 위에 자른 어묵을 겹치지 않게 펼쳐서

4. 레인지에 2~3분 돌린 후 어묵을 뒤집어

5. 반대편도 레인지에 2~3분 더 돌리면 끝!

* 주의: 한쪽 면을 오래 돌리면 탈 수 있음.




미니 오븐도 에어프라이어도 없는 나로서는 이토록 간단하고 직관적인 레시피를 따라 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묵의 브랜드, 조각낼 크기, 레인지 사용 시간보다 내가 가장 신경 쓰인 것은 바로 주의사항! 까맣게 탄 후기들을 블로그에서 익히 보았기 때문이다. 양쪽 면을 적당한 타이밍에 뒤집어서 타지 않게 잘  익혀 먹어~




레시피 그대로 따라했는데 나는 똥손이었나



일단 탄 데  미션 성공! ㅋㅋㅋ

그런데... 이것을 과자 할 수 있는가?

그냥 반건조 어묵 같은데?..




수분을 날린 어묵 조각의 맛은 간을 추가하지 않았음에도 굉장히 짭조름하고 질겼다. 육십 번을 씹어도 잘게 부서지지 않다.




이튿날까지 남아있는 어묵 과자는 더욱더 눅눅해져 있었. 이대로는 임플란트 치아가 질지도 모르겠다될 만큼.

맣게 는 한이 있더라도 레인지에 조금 더 돌려 보기로 했다.





어묵 과자 2차 가공. 여기가 마지노선.



아! 이것이 어묵 과자의 완성본이었을 텐데.

태우는 게 싫다고 덜 익힌 상태로 마감을 구나...





수분을 완전히 날린 어묵은 스스로 부풀어 올라 바삭바삭한 과자의 식감을 만들어냈다.

당연히 어제보다 몇 곱절 더 맛있다.

그러니까 나는... 소고기도 아닌데 어묵 과자를

미디엄도 아니고 레어로 익혀  셈이다.




실패를 싫어하는 사람은

성공할 확률 더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많은 것을 배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태우기 직전까지 가 봐야만,

썩기 직전까지 숙성시켜 봐야지만

뒤집는 타이밍과 최고의 맛을 발견할 수 있을 터.




나는 좀 더 과감하고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 같다.

말아먹고 욕먹고 실패하고 다치더라도...






 

에필로그

그렇다고 진짜로 태워먹은 소시지.



달 사장 메뉴 먹어보고 맛있어서 따라 했는데 폭망.

약은 약사에게 도이치부어스트는 달 사장 주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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