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사내 기획 스터디 #즐클럽
이제 정말 완연한 나희가 왔다. 분명 지난주까지만 해도 반팔을 입어도 덥기만 하던 여름이었는데 말이다. 요즘은 정말 오계절이 모자랄 정도로 매월 날씨가 극명하게 바뀐다. 이러다 계절이 12개로 늘어나는 건 아닌지... 나희는 9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를 일컫는 계절의 이름이다. 자세한 건 모르지만, 2023년 즈음 경기도 판교의 한 직장인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되어서 우리나라의 계절명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들었다.
나희가 왔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크게 없다. 반팔이 롱슬리브로 바뀐 정도? 그렇다고 스웨트셔츠나 후드를 입기에는 부담스럽단 말이지, 가을도 아니고. 퇴근길에 나희가 온 기념으로 펫샵에 들러 작디작은 비숑용 롱슬리브를 하나 샀다. 새 계절을 나만 느낄 순 없지! "나희야, 언니 왔다!"
마치 헬리콥터 날개처럼 꼬리를 흔들며, 녹초가 된 나를 마중 나오는 작은 생명체. 바로 우리 집 막내 나희다. 나희는 재작년 9월 첫째 주 월요일에 우리 집 앞에 버려진 비숑이다. 오계절 중 하나인 나희가 시작하는 날이기도 했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기도 해서 이 아이의 이름을 나희라고 지었다. 지금은 이 작디작은 존재가 지구상에서 나에게 가장 큰 존재감을 갖는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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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하고 있는 사내 기획 스터디 즐클럽에서, 작년 가을쯤 글쓰기 역량을 높이기 위해 긴 글을 써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 시간에 쓴 글이 위의 글이고, 그 기록으로 브런치에 스터디 후기를 한 편 써보려다가 말았던 내용이 내 브런치 계정의 '작가의 서랍'에 고이 놓여있길래 가져와봤다.
글의 주제는 '계절'로 정했다. 우리는 30분이라는 시간 동안 각자 자유 형식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나는 글을 쓰기 전, 가장 먼저 시간을 배분했다. 20분은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해 고민했고, 나머지 10분은 생각한 대로 글을 쓰는데 집중했다. 사계절 중 하나를 골라 그 계절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는(파는?) 한 줄의 카피를 써볼까? 아니면 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내가 왜 좋아하는지에 대한 글을 써볼까, 그것도 아니면 계절의 탄생 비화를 설명하는 혹은 내 마음대로 펼쳐보는 글을 써볼까? 등 20분 동안 다양한 글의 형식과 소재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생각이 꼬리를 물고 또 물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왜 계절은 4개로 구분될까? → 봄은 왜 이름이 봄이지? 여름은? → 안 그래도 요즘 기후변화 때문에 하루하루 날씨가 너무 다른데, 계절 하나 정도 더 필요하지 않나? → 그럼 어떤 계절이 하나 더 있으면 좋을까? → 이름은 어떻게 지어야 하지?'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위의 글 '나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