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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지운 유튜브, 광고 만드는 넷플릭스

유튜브와 거꾸로 가는 구독 비즈니스, 이대로 괜찮을까?

넷플릭스 공동 CEO 중 한 명인 테드 사란도스는 최근 “광고가 포함된 월정액 요금제를 올해 연말까지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고 시청을 감수하고라도 낮은 요금제를 원하는 유저들의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회사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다. 지난 23일 칸 국제광고제에서 발표된 넷플릭스의 이 방침은 국내외 OTT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적 악화에 포기한 ‘품질 차별화’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마련한 건 최근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 넷플릭스 유료 가입자는 지난해 증가세가 완만해진 데 이어, 올해 본격적인 감소세에 들어갔다. 지난 1분기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는 전 분기에 비해 20만 명가량 줄었다.


가입자들의 월정액 요금에만 의존하던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 론칭으로 안정적 매출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 요금제로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시간'을 지불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상황이다. 콘텐츠 시청 경험 자체에 방점을 찍어 온 넷플릭스의 정체성은, 이제 일정 부분 광고를 팔면서도 가입자를 늘리는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변모하게 됐다.


‘광고→무광고’ vs ‘무광고→광고’
유튜브 vs 넷플릭스 시험대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도입은 유튜브의 광고 관련 행보와 정확히 반대 방향이다. 애초 무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였던 유튜브는 유저에게 돈을 받는 대신 광고주에게 돈을 받는 방식으로 매출을 발생시켰고, 2015년 ‘유튜브 레드’(현재는 ‘유튜브 프리미엄')를 론칭하며 광고 시청 없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유튜브가 콘텐츠 이용 경험을 개선하는 조건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었다면, 넷플릭스는 콘텐츠 시청 환경을 악화하는 대신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낮춰주는 셈이다.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의 성패는 전적으로 소비자들의 반응에 달렸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을 보는 사람이 매 회차마다 10초~30초 길이의 ‘앞광고'를 본다는 건 적지 않은 방해 요소이기 대문이다. 광고 요금제가 일반 요금제보다 얼마나 낮은 가격일 지 몰라도, 콘텐츠 시청을 위해 ‘낭비되는 시간’을 보상하기에 충분한 만큼은 되어야 한다. 만약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기존 요금제 인상이 또다시 이뤄진다면, 가입자들의 반발이 커질 건 불 보듯 뻔하다.



콘텐츠 경쟁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넷플릭스는 지난 5월 직원 150명을, 6월에는 300명을 각각 해고했다. 그러면서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 둔화와 비용 증가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올해에만 70%가량 떨어진 주가가 이러한 넷플릭스의 암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광고 요금제를 출시한 넷플릭스는 브랜드 자체로서의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물론 재도약의 가능성은 있다. 광고 요금제 수익으로 콘텐츠 기획, 제작에 적극 투자해 콘텐츠 영향력을 지켜낸다면 말이다. 최근 공개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처럼 팬덤이 입증된 시리즈를 다양한 방식으로 리메이크한다거나, ‘오징어 게임' 같은 킬러 콘텐츠를 시즌제로 제작하는 등의 시도는 구독자를 붙잡아 두는 넷플릭스의 가장 확실한 투자다.




구독 관리가

넷플릭스를 바꾼다


코로나 팬데믹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경기가 둔화되면서 넷플릭스 등 OTT 업체들의 타격이 적지 않다. 킬러 콘텐츠만 수급해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면 가만히 있어도 유료 가입자가 쭉쭉 늘던 2020년과는 다르다. 플랫폼은 다양해졌고, 소비자의 지갑은 얇아졌다.


OTT 서비스 회사들이 소비자를 더 가까이 들여다봐야 하는 건 그래서다. 넷플릭스가 광고 요금제를 도입하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지를 늘린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OTT 1일 이용권을 판매하는 페이센스가 세간의 도마에 오른 것도 마찬가지다.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놓고 ‘살 테면 사라'는 식의 비즈니스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OTT 서비스들에 영향력을 미치려면, 소비자 개개인이 다달이 나가는 OTT 구독 서비스 요금부터 관리할 필요가 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진행된 월정액 요금 인상, 신규 요금제 출시, 구독 해지와 재개까지. 모든 소식과 기능들을 그때그때 인지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가입자 한 명 한 명이 OTT 업체들의 구독 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대처한다면, 결과적으로 OTT의 구독 서비스는 더 나아질 테니까. 왓섭이 그리는 구독 경제의 미래는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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