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가 디즈니플러스와 만나면
놀이와 숙박, 여행, 콘텐츠를 아우르는 초대형 구독 서비스가 등장할 예정이다. 디즈니가 추진 중인 '디즈니 프라임'(가칭) 얘기이다.
8월 31일 월스트리트 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최근 디즈니가 자사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여기에는 디즈니의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와 리조트, IP 상품에 디즈니플러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결합해 할인과 특별 혜택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한다.
디즈니가 OTT, 테마파크, 리조트 등을 아우르는 새로운 멤버십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AFP)랜선 유저 2억 명을 위한
진정한 '리얼월드'
현재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 외에도 ESPN플러스, 훌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이들 서비스 가입자는 총 2억 2,110만 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디즈니의 다른 서비스와 제품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판매하기 위해서라도, 통합 멤버십 구독 서비스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다이소 '디즈니 캐릭터 빅시즌'.(아성다이소 제공)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디즈니플러스에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스토리' 신작이 업데이트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면, '디즈니프라임' 멤버십 가입자들에게 영화 속 캐릭터 인형을 특별 할인가로 판매함으로 엄청난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디즈니월드에 토이스토리 테마 공간을 구성하고 입장권 프로모션을 진행해 방문객을 모을 수도 있는 것이다.
방대한 IP로
'교차 판매' 노린다
디즈니프라임 멤버십 서비스는 아직 초기 기획 단계이다. 요금과 론칭 시점은 물론, 어떤 구독 상품으로 구성될 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디즈니의 개별 멤버십 가입자들의 경험을 맞춤화하고 개인화하면서 통합 멤버십 서비스의 가능성만큼은 충분히 확인했다. 밥 차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역시 디즈니프라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디즈니의 다양한 상품을 고객들에게 교차 판매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실제 교차 판매는 'IP 왕국'인 디즈니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비즈니스이다. 설립 100주년을 앞둔 디즈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과 스토리, 캐릭터들의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실제 월트디즈니컴퍼니는 각종 캐릭터 산업 로열티가 애니메이션 자체 흥행 수익보다도 많고, 미국에서 디즈니는 '3대 수출품'이란 수식어로 표현될 만큼 거대한 하나의 '세계'이다.
구독 경제도
이제는 뭉쳐야만 할 때
디즈니의 통합 멤버십 구독은 빠르면 올해 말이라도 정식 출시될 수 있다. 디즈니의 기존 팬덤 외에 디즈니플러스 등 플랫폼을 통해 디즈니 고객이 된 소비자를 더욱 강력하게 붙잡아 둘 수 있는 방법이다. 온라인에서는 디즈니플러스와 훌루, ESPN플러스를 오가고, 오프라인에서는 디즈니랜드와 마블 굿즈샵을 오가게 된다면 디즈니는 타 엔터테인먼트 사가 범점 할 수 없는 막강한 슈퍼 플랫폼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들이 구독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이다. SK텔레콤의 'T우주'와 LG유플러스의 '유독'처럼 기존 구독서비스들을 모아 제휴 패키지로 판매하거나, 편의점 업계가 간편식에서 커피 등 음료까지 통합 할인 혜택이 담긴 구독 쿠폰을 제공하는 것처럼 말이다. 구독은 하나로는 힘이 없고, 뭉치면 강해지는 셈이다.
세상 모든 구독을 하나로,
오직 왓섭에서만
세상엔 수많은 구독 서비스가 있고, 앞으로 더 많은 구독이 선보일 것이다. 이런 구독들은 일부 디즈니처럼 통합 멤버십으로 합쳐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서로 경쟁하는 구독 서비스로 개별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구독을 같은 눈높이에서 경험하고 비교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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