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도대체 브로콜리파마가 뭔데?

나의 정체성이다!

by 브로콜리파마

어느날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머리 좀 펴야겠다~ 곱슬머리네? 곱슬머리는 고집있다던대...



이 말을 듣는 순간 붉으락푸르락거렸다. 첫번째로, 타인의 외형을 직접적으로 논한다는 것이 불편한 일인 것이고, 두번째로, 곱슬머리라고 고집이 있다는 신기한 논리는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길게 대답하고 싶지 않아 "아 네"라고 대답하였다.


저 말을 듣고 난 뒤로 나는 1년간 머리를 쭉 길렀다. 곱슬거리며 새로 자라는 윗머리를 펴지 않은 채. 내가 지저분하다고 느꼈으면 펌을 했을 것이고 스타일링을 했을 것이다. 나의 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이것 또한 고집있는 행동이려나?)


곱슬머리는 우리 아빠한테 물려받은 나의 정체성이다.


어릴 때는 곱슬머리가 싫었다. 엄마처럼 찰랑찰랑 거리는 긴 머리를 갖고싶었다. 그러나 엄마는 나의 곱슬머리가 귀엽다며 더 곱슬거리는 펌을 시켰다. 어릴 땐 정말 싫었는데 지금 다시 사진을 보니 꽤 귀엽다.


곱슬머리가 나의 정체성을 드러낸다고 생각을 바꾸니 곱슬머리가 좋아졌다. 아빠에게 물려받은 곱슬머리이며 엄마가 귀엽다고 여기는 곱슬머리이다. 그래서 내 이름을 브로콜리파마라고 지었다. 귀여운 곱슬머리를 나타내고 싶었다.


곱슬머리, 숱이 적은 눈썹, 주근깨, 두꺼운 손가락, 손톱 옆에 자라는 또 다른 작은 손톱, 평발...

이 모든 걸 사랑하기로했다.

이게 나의 모습이고, 나의 정체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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