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이 먹고 싶어서

힘들지만, 함께해서 즐거웠다 ⑬

by yangTV

(안내) 저의 기억 오류로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다는 클레임이 있어 기억을 다시 더듬어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빵이 먹고 싶어서 한 번 만들어 봤어. 어떤 것 같아?”


어느 날, 내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내가 후다닥 현관문 앞까지 달려와 빵을 나에게 건네주며 한 말이다.

어찌나 해맑게 웃으면서 말하는지, 그런 아내의 씩씩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아내가 건네준 빵은 동그란 모닝빵이었는데, 그 크기가 모두 제각각이었다. 어떤 것은 조금 크고 어떤 것은 조금 작고, 어떤 것은 동그랗고 어떤 것은 조금 납작했다. 아내는 잘 됐는지 나 보고도 먹어보라고 했는데, 먹어보니 시중에 파는 빵보다 조금 딱딱하긴 했지만 모양은 영락없는 모닝빵 그대로였다.


아내가 직접 만든 빵이었다.


아내는 예전부터 빵이 너무 먹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집 근처에 있는 빵집은 너무 비싸서 차마 사 먹고 싶다고도, 사 달라고도 나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먹고는 싶은데, 살 돈은 없고.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던 아내가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직접 빵을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고 했다.


우리가 결혼할 때, 내 아내의 친구들이 결혼 선물로 반죽기를 선물해 준 적이 있었다. 지금까지 우리 집 한켠에 쓰지도 않고 고이 모셔져 있었는데, 그것을 아내가 생각해 낸 것이다.


아내는 사실 진짜로 먹고 싶은 빵을 만들 수는 없었다고 한다. 빵이란 것을 한 번도 만들어 본 적도 없을뿐더러, 먹고 싶은 빵은 재료가 여러 가지인데 그 재료를 살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집에 있던 밀가루만으로 만들 수 있는 빵을 찾았고, 그것이 모닝빵이었다고 한다. 내 아내는 다른 것은 몰라도 모닝빵은 밀가루만 있으면 되고, 집에 반죽기도 있으니 어찌어찌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빵이 먹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건 모닝빵 밖에 없었어.”

"처음인데도 나 정말 잘 만들었지 않아? 나 잘했지?"


아내는 슈렉에 나오는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칭찬을 바라는 듯한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처음인데도 생각보다 잘 만들어져서 무척이나 기뻤나 보다. 나는 그런 아내에게 잘했다고, 정말 잘 만들었다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여러 번 말해 주었다.


내 칭찬을 듣고 아내는 아이처럼 좋아서 어쩔 줄 몰라했다.


하지만 아내는 알까?


그깟 빵조차 사 주지 못했던 그때의 내 마음을.






사랑하는 자기야.


초롱초롱 반짝이는 눈으로 칭찬해 주길 바라던 너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그렇게 환하게 웃는 너의 모습이 내게 슬프게 보였던 것은, 그때의 내 마음 때문이겠지?

어려워도 항상 씩씩하게 밝게 웃어 준 네가 너무 고마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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