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는 것은 대단히 신비로운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생각만 하고 있었던 것은 그냥 생각으로 그치지만, 그 생각을 말로 입 밖에 내뱉는 순간 그것은 현실이 되어버린다.
“사랑해.”
우리는 평소 습관적으로 이런 말을 자주 내뱉는다. 처음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아내가 먼저 시작했지 않았을까 싶다. 상대적으로 무뚝뚝했던 내가 그런 어색하고 낯간지러운 말을 먼저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우리 둘 모두 이런 말을 서로에게 자주 내뱉고는 한다. 그것도 뜬금없이.
우리는 마트에서 장 보러 다니는 중에도 갑자기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거리를 걷다가 문득 말하기도 하고, 둘이서 차를 타고 한참을 가다가 뜬금없이 갑자기 옆을 쳐다보며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밥을 먹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물을 마시다가도 그랬고, 심지어는 말싸움을 하다가도 갑자기 사랑한다고 말한다.
주변 사람들이 만약 우리들의 그런 모습을 본다면, “쟤들 정말 이상해.”, “정말 뜬금없다.”며 이상하게 생각할 정도로, 전혀 그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님에도 우리는 그렇게 자주 말한다.
그런데, 정말 이상하다.
장난처럼 때로는 농담처럼 그렇게 했던 말에 불과한데, 우리는 정말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꼈다.
언어는 뭔가 설명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자기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