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생각해 봐
함께 한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 ①
“정말 후회하지 않겠어?”
우리가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날, 아내는 내게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그 말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사귀는 동안에도 계속되었고, 결혼을 앞두었을 때도 마지막으로 생각해 보라며 내 아내는 나에게 말했다.
발을 못에 찔린 그 조그만 사건으로 인해, 아내는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게 되었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이지만, 아내의 몸 내부에서는 잠잘 때도 깨어 있을 때도 극심한 통증과 싸우고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아내는 아픔을 참아가며 싸우고 있을 것이다.
내 아내는 어린 나이인 중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절망을 느껴야 했었다. 주변 친구들의 오해와 비난을 받아야 했고, 아픈 몸으로도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직장을 나가야 했다.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떠나버린 남자 친구들도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으로 인해 항상 걱정하며 미안해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이었을 것이다.
그런 아내에게 참는다는 것은 일상이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다른 고통스러운 세상을 어떻게 해서 든 살아 보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남들이 하는 것은 자신도 참고 해 내려고 했다고 한다. 그렇게 노력한 덕분에 극심한 통증에도 내색하지 않고 겉으로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내는 나 또한 그렇게 떠날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내가 나에게 그 말을 하고 자신의 일을 고백했을 때, 난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실망을 겪어 왔었을까.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아픈 것이 뭐 어때서?
사람들은 언제든 사고를 당할 수 있고,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반신불수가 된 내 아버지처럼 말이다. 아이를 임신하고 백혈병에 걸린 사람도 있고, 많은 결혼한 부부들이 남편 또는 아내의 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
오히려 미리 알 수 있었으니, 난 행운이 아닌가 싶다.
난 아내의 병을 미리 알았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병으로 고통받는 부부들에 비해서 난 얼마나 행운인가? 아내의 상황을 알기에 난 먼저 배려할 수 있었고, 아내에게 맞춰 생활할 수 있었다. 아내의 행동과 표정을 더 깊이 살필 수 있었고, 또 그만큼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 지금 내 아내가 아프다는 것은 나에게 아무런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난 아내의 “후회하지 않겠냐”는 그 말이 고맙다. 그 말은 나에게 아내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미리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고, 나를 배려하는 아내의 모습은 내가 아내를 더 사랑할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내 아내가 더 이상 겨우 그런 이유 때문에 고통받지 않기를 바란다.
사랑하는 자기야.
그때도 그랬지만, 난 후회하지 않아.
이 말을 너에게 다시 이야기해 주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