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여자들이 숨어 있다!

2022년 8월

by 신지승

다보탑의 비밀

가까운 이들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머리와 감정을 따로 작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훈련해야 하는 직업이 연기자일까? 연기자도 그 캐릭터에 감정을 고도로 집중시켜야 하는 직업이기에 말과 마음과 표정이 분리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란 여자감독과 여자 프로듀서 두 명은 내가 살고 있는 집 2층 방에 숨어 마당으로는 내려오지 않고 있었다. 그 사실도 모르는 마을 사람들은 "이란 여자들 예쁘지요?"라고 이란 남자 감독에게 물었다.

초청의 배경

세 명의 이란인들이 끄트머리영화제에 찾아왔다. 한 명의 남자감독과 여자감독, 그리고 여자 프로듀서였다. 두 명의 여자는 초청 대상이 아니었다. 작품 심사에서도 탈락했고 '1 국가 1 감독 초청원칙'에서도 해당되지 않았다.

그런데 두 여자는 "2021년에는 그런 원칙이 없었는데 왜 변경해서 우리가 한국을 방문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가?"라며 끊임없이 자신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주기를 간절하게 요청했다.

생각하다가 그녀들을 위해 급하게 '다보탑의 비밀'이라는 이란-한국 공동 제작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 기획안을 보여주고 이 공동 제작 프로젝트 참가를 위해 온다면 원칙도 위반하지 않고 한국-이란 공동제작의 물꼬를 트는 의미도 있으니 승낙하겠냐고 해서 입국하게 된 것이다. 이란에서의 비자 발급도 쉽지 않았다. 재정보증서까지 작성하고 그 과정에 나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다.

나 또한 그녀들과의 공동 제작을 위해 경주 박물관의 학예사와 전화통화를 해서 인터뷰 일정까지 짜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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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인가 억지인가

인천에서도 분명히 통역과 함께 공동 제작은 8월 20일 이후라고 분명히 다시 한번 밝혔다. 그런데 그날 저녁 서울 문래창작촌 공동제작 프로젝트 발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경주 촬영은 언제 해요? 우리는 빨리 촬영하고 싶은데 신감독은 촬영일정을 알려주지 않아요"라고 한다.

아마 나는 그때부터 신경전과 불신으로 그들과의 공감이 점점 힘들어졌던 것 같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았다.

머리와 감성이 따로 노는 서툰 연기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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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 집행위원장 -생활인과 공동창작 ,탈상업적 상상력의 대중창작시대 돌로 영화만들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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