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강릉 록유사 가는 길
태백 구문소마을 이창식 대표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태백 버스터미널로 출발했다.
스페인, 호주, 일본, 말레이시아, 프랑스, 태국, 그리고 나, 한국의 영화감독들이 대중교통만을 이용해 도착하는 그 마을에서 한국의 로컬 문화를 체험하고 영화제를 열어가는 2022년 로컬노마드는 서울- 인제 -태백을 거쳐 4번째 목적지 강릉 록유사를 향해가고 있었다.
나의 초등학생 아들 하륵과 딸 하늬도 함께했다. 목적지는 강릉 왕상면 록유사. 버스와 기차만 타고 이동한다는 원칙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시골버스는 운행 횟수가 적어 한 번 놓치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태백터미널에서 토산삼거리로 가서 다시 환승해야 했고 하루 세 번뿐인 토산삼거리행 버스를 5분 전에 간신히 탈 수 있었다.
버스는 정선, 강릉, 태백의 중간지역인 토산삼거리에 도착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삼척이지만, 여러 지역의 경계가 만나는 애매한 지점이었다. 여기서 다시 강릉 임계로 가는 버스를 기다려야 했다.
삼거리 옆 재선충 소나무 감시초소의 관리인이 커피를 대접해주었다. 덕암리로 들어간 버스가 10분 후면 되돌아 나와 강릉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되돌아 와야 하는 버스가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감시초소 관리인도 당황하며 여기저기 전화를 걸었다. 1시간이 지나고, 이제 3시간 후 마지막 버스만 남았다. 하지만 그 버스를 타더라도 임계에서 록유사로 가는 연결편을 놓칠 시간이었다.
우리는 경계에 갇혀버렸다. 3시간 동안 지나가는 트럭을 세워보고 다른 버스를 백방으로 구해보았지만 도리가 없었다, 택시를 호출하기에는 짧은 거리도 아니어서 경비를 감당 할 수도 없었다.
긴 기다림에 지친 아이들은 서로 아웅다웅거리기도 했다. 와이파이도 터지지 않는 오지에서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쌓인 나의 불안을 버럭으로 아이들에게 부어버렸다. 놀란 아이들은 그후부터 차 뒷자리짐 옆에 웅크려 있었다.
경계. 한국에서 이러한 교집합적인 경계가 있다고 믿을 수 없을 지리적, 심리적 경계에 섰다. 근처에 있는 여량 도로 표지. 여량은 아우라지다. 김지하가 그렇게 외쳤던 아우라지 미학. 토지문학관에서 글 쓸 때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한번 와야지 했는데 그곳이 지척이라니. 혼자라면 그냥 그곳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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