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란 그 사회의 문화와 욕구,지향을 반영한다. 이야기는 단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아니라, 누가 그 거울을 들고 있느냐에 따라 색과 온도가 달라지는 빛의 장치다. 이야기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지게 되어있다. 북한은 국가와 당이 그 절대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할리우드는 흥행을 위해, 한국은 흥행과 관심을 위해 혹은 작가적 시선으로 그 나름의 목적을 위해 영화의 이야기를 구성한다. 마을 돌탑영화는 흥행을 떠나 감독과 주민들에 의해 마을 축제용과 공동체 성찰, 그리고 마을 얼굴의 기록이라는 목적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스토리텔링: 별거 중인 부부가 등장해 갈등을 겪습니다. 그러나 그 갈등의 원인이나 심리적 묘사는 깊이 있게 다뤄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료나 당 간부가 나서서 그들을 '계도'하거나, '애민정신'과 '조국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며 화해를 종용합니다.
스토리텔링: 별거의 원인으로 불륜, 재정 문제, 혹은 숨겨진 비밀 같은 **강력한 '사건'**을 설정합니다. 갈등은 단순히 부부의 문제를 넘어, 법정 공방, 재산 다툼, 혹은 자녀를 향한 양육권 쟁탈전 등으로 확장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은 절망과 고통을 겪지만, 이를 통해 스스로를 되찾고 성장하는 서사를 그립니다.(챗gpt)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의 개인적 성장 서사를 따르면서도, 가족주의적 정서와 사회적 압력이라는 독특한 맥락을 더합니다. 개인 감독에 따라 장르적 스타일이나 디테일에 있어 차이가 나지만, 전반적으로는 할리우드식 드라마틱한 갈등 구조를 한국적 정서로 각색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두 부부만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서로 싸우는 노인부부 A, 아내에게 이기지 못하고 고분고분한 남편 부부 B, 할머니에게 지배적인 남편 부부 C, 할머니 없이 혼자 사는 할아버지 D 등 다양한 결의 마을 내 부부들이 등장한다.
우연히 선진지 견학을 가야 하는데 여자들은 가봐야 마을발전에 도움이 안 되니 남자들만 가야 한다고 이장이 독단으로 결정한다. 그 결정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는 할머니들. 결국 한 집에 한 명씩 알아서 각자 집에서 결정하여 견학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견학을 가서 듣고 보지만, 결국 얻는 것은 마을로 돌아다니는 복실이라는 개를 묶어 두어야 앞으로 체험마을로 외부인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는 외부의 경제·관광 논리가 마을의 자율적 서사를 어떻게 규제하는지 이야기의 정치학과도 연결되는 마무리가 되기도 한다.(아래영상)
즉, 이야기는 특정 주체의 목적에 따라 조작될 수도 있고, 소비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상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만 이야기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지는 않는다.
한쪽에서는 이야기란 개인적 서사만 있는 줄 알고, 또 한쪽에서는 집단주의적 교화의 목적으로만 이야기가 존재하는 줄 안다. 하지만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의 이야기를 깊이 엮어내는 방식은 이 둘 사이의 지배적 상상력에 의해 은연중에 배제되어 왔다. 이는 편향된 문화적 토양의 결과다.
마을의 노인들은 다양한 상상력 차원에서 생활 공동체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마을이라는 공간은 새로운 이야기의 누에이자 상상의 공간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그렇다면 흥행 중심의 개인서사와 이념 중심의 목적서사라는 양극화된 서사 구조가 정치적 지형을 강화하는 동시에 생활 공동체적 상상력을 어떻게 잠식해왔을까? 이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다.
https://www.youtube.com/shorts/y4GRfTmQlTM (북한 드라마)
https://vimeo.com/user4510909 (영상 맛보기) 전통 가부장 사회의 한국 전통마을 무섬마을에서 일어나는 여성의 이야기 (마을영화)
“생활 공동체적 상상력”이란 마을이라는 공간에서 주민들이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엮어가며 만들어내는 자생적 서사 생산력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