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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Jul 27. 2020

코로나 시대의 이야기

Think

코로나(Corona)는 개기일식 혹은 월식에 찬란한 금반지와 같은 태양의 테두리를 일컫는 단어였습니다. 그리고 필자가 대학생 시절 즐겨 먹었던 멕시코 맥주의 이름이기도 합니다(레몬을 꼭 넣어서 먹어야 맛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리고 앞으로 '코로나'는 전 세계에 유행한(혹은 했던) 질병의 이름을 뜻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단어의 정의를 바꾸는 것을 넘어 코로나로 인한 정치, 경제, 산업이 변하고 있고,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만들고 있습니다. 금번 [Think]에서는 전지적 작가의 시점에서 '이야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너무 멀지 않은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이야기, #파워, #너와 나의 연결고리]

2019년 극장가를 휩쓸었던 '어벤저스 : 엔드게임' 영화 후반부, 아이언맨(토니 스타크)이 장렬히 전사한 후 그가 남긴 영상에서 '300 만큼 사랑해'라는 대사는 저를 포함 많은 관객들의 마음을 감동시켰습니다. 특히 관람 전 이미 아이언맨 시리즈를 모두 섭렵하신 분들이라면 보다 벅찬 감동을 느끼셨을 텐데요. 이는 오랜 시간 아이언맨의 다양한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타인을 이해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해당 타인의 일화, 이야기를 보고 듣고 이해하는 것입니다(우리가 진학, 취업을 준비하며 자기소개서를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인식, 이해의 수단일 뿐만 아니라 타인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힘이 되기도 합니다. 필자의 경우 성경에 쓰인 이야기가 오늘날 저의 생각과 행동 알고리즘의 중요한 핵심 코드가 되었습니다. 또는 존경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선생님 혹은 부모님께서 해주시는 이야기, 그리고 여러분의 이야기가 저의 행동을 이끄는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한편, 이야기는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일 시간과 공간을 점유하는 개별 이야기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이는 마블 시리즈뿐만 아니라 동시대, 장소를 향유했던 자서전 속 인물들의 이야기(예를 들어 퇴계 이황과 율곡 이이와 같은)처럼. 저와 여러분의 이야기는 '현재'라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있습니다('구독'과 '좋아요'는 힘내곰에게 엄청난 힘이 됩니다!).


[이웃 나라 이야기]

20세기 인류의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대사건의 전후로 나누어집니다. 이 시기 군사, 무기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첨단 기술 등이 폭발적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두 가지 이야기가 오늘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바로 '공산주의'와 '자유주의'의 이야기입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유주의 이야기는 모든 영역에서 그 지평을 넓혀 가기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이론상 모든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예외 없이 존중하였으며, '굶은 아이에게 자유는 없다'는 공산주의식 복지제도의 중요성에도 눈을 떴습니다.(자유주의의 이야기는 초기 중산층 유럽 남성의 자유와 특권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반대로 공산주의, 특히 중국은 국내 정치 자유화는 경계하면서 사실상 자유 무역과 국제 협력은 자유주의적인 접근법을 채택했습니다. 그렇게 양측의 세계의 이야기는 잠시나마 유래 없는 황금기를 가집니다. 세계대전 이후 현재까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전염병에 의한 사망자가 고령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적었고, 기아로 숨진 사람이 비만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적었으며 폭력에 의한 사망자가 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적었습니다.


하지만 자유주의 국가들의 대중들은 점차 기득권의 착취에 맞서 봉기를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21세기 엘리트의 착취에 대한 민중들의 봉기는 이제 새로운 뉴 노멀이 되었습니다. 대중은 이제 국가의 번성, 성장보다는 당장의 나의 이익과 권리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기존 기득권과의 갈등은 모든 자유주의 국가의 가장 큰 숙제가 되었습니다. 점차 그들은 지나간 전성기를 그리워합니다. 트럼프의 '아메리칸 퍼스트', 영국의 '브렉시트', 러시아의 '차르 제국의 재건', 일본의 '...'(글이 길어질 듯하여 생략합니다) 그러다 '코로나 19' 전염병 발생 이후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우리의 이야기]

세계대전 이후 맞이한 광복의 기쁨도 잠시, 참혹했던 남북전쟁으로 수많은 죽음, 남겨진 사람들의 이데올로기 분열로 이미 초토화된 이 나라에 더 이상의 밝은 미래는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디 짧은 반 세기 동안 우리는 전 세계가 놀랄만한 성장을 이룹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막대한 희생이 있었으며, 두 번의 군부 통치를 받았으며, 여러 정치 및 경제 위기가 반복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존 기득권들에 대한 반감과 그들이 가진 권력, 부를 쟁치하고자 하는 욕망 역시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고 결국 국민의 욕망과 기존 기득권들의 부패는 정권 교체의 반석이 됩니다. (필자는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새로운 정치 프레임은 기존 기득권에 대해 완벽한 대칭을 이룹니다. 외교 관계에 있어서는 반미국과 반일본. 동시에 친 중국과 친북한. 우호 세력과 관련해서는 반 검찰 및 반 기업, 친 노동계. 교육 제도는 기존의 특성화 교육에서 평등화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 버립니다. 과거 악역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났지만, 알고 보면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마치 콩쥐가 팥쥐가 되었고, 아이언맨이 타노스가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결국 달라진 것은 등장인물의 역할일 뿐, 전체적인 스토리는 나아진 것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다 2019년 12월 이웃나라 중국 우한에서 사건이 발생합니다. (뉴노멀 시대의 이야기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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