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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푸른 Oct 17. 2023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너는 ‘무화과’

재미있는 식감에 달큼한 맛



에어컨을 끄기엔 아직 덥지만 밤이 되면 조금의 쌀쌀함을 느끼는 9월, 시장 또는 마트에서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무화과를 발견하고서 나는 가을이 왔음을 느낀다.




이르면 8월 그리고 11월까지가 철인 무화과는 열매처럼 생겼으나 놀랍게도 꽃이다. 속 부분이 꽃인 무화과는 달달한 과즙이 들어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그것도 꽃의 꿀(?)인셈이다.


어쨌거나 꽃이라고 생각하고 먹으니 뭔가 더 특별한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런가? 아무튼! 초가을, 무화과철이 되면 기다렸단 듯이 카페 여기저기서 무화과로 디저트를 만들어낸다. 무화과를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가을이 꽤나 반갑다.



이번 가을엔 무화과 잔뜩 먹어야지!



이번엔 작년보다 무화과를 더 많이 먹어버리겠다고 매번 다짐하는 나. 무화과디저트를 파는 카페를 찾아가고 시장에서 한소쿠리 사 오고 마트에서도 한 박스 사 오고... 그만큼 진심이다. 무화과잼을 넣은 무화과케이크도 맛있고 크림치즈가 들어간 무화과 타르트도 맛있지만 솔직히 그냥 무화과 자체로 먹는 게 제일이라고 본다.


무화과는 덜 익은 것을 먹으면 밍밍하고 풋풋하니 이게 뭔 맛인가 싶은데 잘 익은 것을 골라서 먹어보면 달짝지근하니 꿀맛이다. 껍질채 먹는 무화과의 속은 톡톡 씹히는 맛이 있어 먹을 때 식감도 재미나다.



무화과의 속은 작은 씨들이 모여있어 식감이 재미나다



단점이라면 다른 과일들보다 쉽게 물러서 보관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무화과는 되도록 구입 후 바로바로 먹는 게 좋다. 바로 먹을 수 없다면 키친타월로 감싼 다음 비닐봉지에 밀봉해 냉장보관해 두면 그나마 오래간다.



이렇게 맛있는 무화과를 무한대로 먹고 싶지만 먹다 보면 느낄 것이다. 나의 혀가 따가워지는 것을!  무화과에 들어있는 어떠한 성분 때문에 (찾아보니 단백질 효소 피신과 옥살산칼슘 때문이란다. 이름부터가 어렵다.) 한 번에 많이 먹다 보면 혀가 쓰리고 아프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몇 개만 먹고 혀가 아리기 시작하면 멈춰야 한다. 언제나 아쉽다. 뭐 과유불급이라는 말도 있으니까..



무화과로 만든 디저트들



가을이 끝나갈 때쯤 무화과의 당도도 떨어지고 맛이 그냥저냥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또 무화과의 철이 지나간다. 짧은 가을이 끝나가는 것도 무화과가 없어지는 것도 아쉽다.


다음 해 가을을 기다리며 또 다짐한다. 내년엔 무화과를 올해보다 더 많이 먹어야지!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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