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동맥 우회수술 그 후 일 년
오늘 아침 소박한 생일상을 받았습니다.
새 생명을 얻고 처음 맞이하는 생일날
다시 얻은 삶. 첫돌입니다.
( 관상동맥 우회수술, 그리고 회복의 기록은 지금도 천천히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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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 년간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며
생사를 넘나들던 시간에 함께 해 주셨던 하나님과
가족들, 교회 공동체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는 아침입니다.
엠뷸런스에 실려
단풍 든 가로수를 올려다보며
응급실을 향했던 그 순간
흉부를 절개하고 여덟 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던 그때에도
침상에 혼자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흘렀고
식탁 위의 죽 한 그릇의 따뜻함에도 흐느껴 울었던 그날들을
되새겨 봅니다.
비록 새롭게 살아내는 오늘의 삶도
마땅히 합당한 삶을 아직도 살아내지 못하는
안타까움으로 괴로운 날들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난 시간을 이겨내고 새롭게 허락된 시간이
내 앞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망의 삶을 살아갈 힘이 생깁니다.
특별히 병상을 지켜준 아내와
눈물을 삼키며 꿋꿋이 견뎌내고 있는 두 딸
그리고 무엇보다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 모든 과정과 아픔을
함께 견디시고 함께 고통을 나눠지신
나의 구원자이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저녁은 지역의 백 년 된 교회에서
파이프 오르건, 비올라, 오보에와 함께 하는
클래식 공연으로
첫 돌을 자축해 봅니다.
2014년 세워진지 백 년이 된 낡은 교회 예배당에 백주년을 기념하여 파이프 오르건이 설치되었습니다.
낡은 건물 낡은 강대상을 지닌 교회에 새로운 파이프 오르건은 또 다른 백 년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일 년 전 오십육 년이 다 된 낡은 육신에 수명을 다한 동맥을 고쳐 넣었습니다.
힘내서 생명의 뜻대로 살아보아야지요.
하여
모든 것이 은혜인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