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인간의 진심어린 행보
오늘도 <도시 어부>에서 이경규가 '생떼'를 부린다.
낚시가 잘 풀리지 않으면 게스트 건 멤버이건 상관없이 막무가내 진상을 피운다. 40년 연예인 선배를 누가 말릴 수 있을까. 눕방의 창시자, 버럭 개그의 원조, 화가 많은 개그맨 이경규
그를 처음 본 것은 1980년대 후반 어디메쯤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통해서였던 것 같다.
두 눈알을 굴리며 주병진, 노사연의 뒤에서 웃음을 만들어 내던 이경규는 <몰래카메라><양심냉장고>등을 통해 전통 코미디언에서 개그맨과 진행자 그어디메쯤에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가 또 우리의 주목을 한 번 더 받은 것은
1992년 <복수혈전>이라는 영화를 가지고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아무도 보지 않은 전설의 폭망작.
코미디언이 만든 무협영화는 아무도 그 영화를 진지하게 대접하지 않았고, 결코 코미디 영화가 아닌 제법 진지했던 영화는 그의 각본, 기획 주연작은 제목만으로도 사람들을 웃기는 작품으로 남아버렸다.
그런, 그가 또다시 2007년 <복면달호>의 기획, 제작자로 돌아왔다.
차태현의 연기와 참신한 기획은 결국 흥행에 성공했다.
그는 이후에도 <전국 노래자랑>을 제작했고 지금도 호심탐탐 영화 제작을 기획하고 있다.
그의 영화에 대한 진지한 사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런, 그가 요즘 출연하는 작품이 몇 개 있다.
<도시 어부> <개는 훌륭하다> 두 작품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본인이 진정 좋아하는 두 가지의 콘셉트이라는 것이다.
다견가족이자 찐애견임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그런가 하면 <도시 어부>가 처음 론칭될 때만 해도
낚시를 사랑하는 연예인 정도인 줄 알았던 이경규의 진심이 회를 거듭할수록 드러나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타 프로그램에서는 길어지는 녹화시간을 참지 못하거나, 비즈니스로 견디는 것을 보여준 그였지만, <도시 어부>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한 시간이라도 더 낚시를 하고 싶어 안달을 한다. 하루 전에 현지에 내려가서 녹화와 상관없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말도 안 되는 생떼를 피우는 그의 모습을 보면 포장되지 않는 진심이 읽힌다.
<개는 훌륭하다> 역시 프로그램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정말 개를 사랑하는 그의 마음이 엿보인다.
개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리액션이 보인다. 특유의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얼버무리지만 그는 진정 개를 사랑한다.
우리가 아는 연예인은 일반적으로 보이는 것과 내면이 다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미지를 온전히 유지하기 위해 억지미소를 짓고 심지어 일상의 삶마저도
포장된 삶을 산다.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길에서 자신을 억압하고 숨기는 일에 익숙해진다.
결국, 좋아하던 일이 그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한다.
이경규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진솔하다.
미담이 없다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방송 중에 당당히 눕고, 고기 잡는 욕심을 숨기지 않고 버럭 댄다.
그의 딸의 이름을 우리는 안다. 그러나 그가 그의 딸의 연예계 후광을 위해 그의 이름을 오르내리지 않는 것을 믿는다.
좋은 것보다 그냥 묵묵히 자신의 색을 드러내 놓고 걸어온 그의 길
<복수혈전>을 통해 그가 평생을 지고 가는 검은 업보 조차도 그는 정면으로 돌파한다.
물론, 시대가 바뀌었다.
선하고 착하게 포장된 것보다 부실하고 흠집이 많지만 인간적인 것들이
호감을 받는 세상이다.
이경규는 이런 세상의 흐름을 읽는다. 자신을 그냥 내 던지고 하고 싶은데로 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편한 대로 방송한다.
그런 그가 부럽다.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기 멋대로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
성공의 유일한 변별점은 이런것이 되어야 한다.
이경규는 가장 복잡한 방송가에서
연예인의 삶을 살면서 그렇고 그런 삶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그는 분명 성공한 연예인이다.
개와 함께 낚시와 함께 돈까지 벌어가면
삶을 드러내 놓고 그냥 누워 방송하는 연예인
언제 일지는 모르는 그의 다음 영화가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