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그리기
경남 함양 출장길에
풍경 하나를 만났습니다.
차들이 오가는 대로변에
갑자기 나타난 구옥 한 채
입구와 집 뒤에 위엄 있는 수목들을 거느린 채
얼마나 비어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체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아마 찾기 힘들
진짜 기와를 얹고 비록 샷슈로
대청마루에 문틀을 하고 있지만
세월을 거슬러 소박함과 정갈함을
그대로 내뿜고 있는 고택 한채
비록, 늦깎이 독학 그림 공부지만
돌아와 그림 그릴 생각에
무척이나 즐거운 출장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