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으면 될까? 아니면..
“기다려줄래?”
글쎄. 내가 그럴 힘이 있을까?
지금도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게 힘든데,
너를 기다리며 시간을 버텨야 한다면 나는 너무 지치지 않을까.
나무처럼 땅속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내가 있는 곳에서 머무는 것이 내 운명이라면,
그건 어쩌면 받아들일 수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나도 살아 있는 사람인데—
움직이고, 손으로 만지고, 피부로 느끼고, 눈으로 보고 싶어.
그저 기다리며 언젠가 올 그 순간을
하염없이 맞이해야 한다면, 그건 너무 어려운 일 아닐까?
그래, 당신이 그랬지.
“거기 있어 보자, 기다려 봐.”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이곳에 이렇게 머물러 있어.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아.
맑은 하늘을 볼 때도, 비 오는 창밖을 볼 때도, 문득 생각이 들어.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왜 머물고,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나름의 보상을 스스로에게 주며 몸을 가만두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럼에도 문득
내 인생이 멈춰 있는 것 같고,
몸마저 멈춘 듯한 순간이 찾아올 때면 정말 쉽지 않아.
그나마 달리고 달려서
낯선 곳을 헤매는 동안만은
잠시 나 자신을 잊을 수 있어.
무엇을 위해서일까.
아니, 다 이유가 있겠지.
그분께서 이미 준비하신 계획이 있을 거야.
그저 나는,
내게 주어진 이 하루를 값지게 여기고
헛되이 주어진 것이 아님에 감사하며
너무 깊은 생각에 빠지지 말고 이 순간을 즐겨야겠지.
하지만 가끔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
그럴 땐… 참 쉽지 않아.
너도 그러겠지
이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더 바라지도, 더 거들지도 않고
그저 이렇게 살아가면 되는 거겠지.
그래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우리가 다시 함께할 날이… 올까?
예전처럼,
다시 함께 있을 수 있는 날이… 정말 있을까.
당연하겠지만 참 기다림은 내게 쉽지 않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