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스마트 톨링' 도입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의 정체와 급정차가 사라질 날이 머지않았다. 한국도로공사가 차세대 요금징수 시스템 '스마트 톨링(Smart Tolling)'의 전국 확대를 공식 검토하며, 국내 교통 인프라에 큰 전환점이 예고되고 있다.
하이패스 단말기 없이도 시속 100km로 통과하면서 자동으로 요금이 부과되는 이 시스템은, 요금소라는 '물리적 장벽'을 제거하는 기술적 혁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 톨링은 기존 하이패스 시스템과는 차원이 다르다.
차량을 멈추지 않고 여러 차선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MLFF(Multi-Lane Free-Flow)' 방식으로, 요금소 상단에 설치된 AI 기반 카메라와 영상 인식 기술이 차량 번호판, 차종, 통과 시점 등을 자동 인식해 통행료를 부과한다.
운전자는 더 이상 하이패스 단말기를 차량에 장착할 필요가 없다.
도로공사 앱 또는 누리집에서 차량 번호와 결제 수단만 등록하면 자동 결제가 이뤄지고, 미등록 차량도 고지서를 받아 15일 이내에 온라인 납부가 가능하다.
시속 100km로 통과해도 오류 없이 결제가 가능해 정체와 사고 위험을 줄이고, 운전 피로도까지 낮춘다.
스마트 톨링의 진짜 가치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다. 이는 Level 4 자율주행 트럭의 상용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로,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요금 결제가 이뤄지는 구조는 자율주행 차량에게 필수 조건이다.
멈춤 없는 물류 운송이 가능해지며, 미래 자율주행 기반의 24시간 물류 시스템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로 시범 운영 중인 경부고속도로 대왕판교 요금소 등 9개 구간에서는 통행 속도 증가와 사고 감소, 배출가스 절감 등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요금 인식 정확성이나 시스템 적응에 대한 보완 요청도 있는 만큼, 도로공사는 시범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 톨링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도로 위의 흐름과 국가 물류 시스템을 바꾸는 ‘투명한 혁신’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26년 전국 도입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은 자율주행 물류와 디지털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립할 수 있다.
더 이상 요금소에서 멈추지 않는 고속도로, 그리고 번호판이 곧 결제 수단이 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