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V5, '2026 세계 올해의 밴' 수상
기아의 전용 PBV(Purpose Built Vehicle) 모델 PV5가 '2026 세계 올해의 밴(IVOTY)'을 수상하며 글로벌 상용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특히 이번 수상은 심사위원단 26인의 만장일치로 결정되었으며, 세계 올해의 밴 34년 역사상 한국 브랜드 최초, 나아가 아시아 전기 경상용차로도 처음이라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기아는 이로써 EV6 GT, EV9, EV3에 이어 4년 연속 글로벌 수상 행진을 이어가며 전동화 리더십을 상용차 영역까지 확장했다.
PV5가 수상의 영예를 안은 배경에는 제조 공정의 혁신이 있다. 기아는 PV5 생산에 기존 컨베이어 방식과 셀(cell) 기반 모듈 생산 시스템을 결합한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상용차 고객별 요구에 따라 다양한 형태(카고, 오픈베드, 하이루프 등)로 맞춤 제작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대량 생산의 효율성과 유연 생산의 민첩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은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기아의 제조 전략이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는 핵심이다.
PV5는 하드웨어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전동화 전용 플랫폼인 E-GMP.S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이는 평평한 플로어, 넓은 실내 공간, 다양한 어퍼 바디 호환성을 갖춘 구조다.
여기에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기술을 통합해 실시간 OTA 업데이트, 경로 최적화, 에너지 관리까지 지원한다. 냉동 물류, 구조 차량, 꽃집 배송 등 비즈니스 특성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유연성도 극찬을 받았다.
상용 전기차에서 간과되기 쉬운 안전성과 환경성에서도 PV5는 탁월한 평가를 받았다. 전방 다중 골격 설계, 배터리 하부 보호 구조, 초고장력강 적용 확대, 그리고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 등은 전방위 안전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컨버전 과정에서의 자원 절감형 설계와 친환경 소재 사용은 지속가능한 상용차 생산 모델로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세계 올해의 밴은 그간 유럽 중심의 브랜드가 독식하던 영역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PV5는 포드 E-트랜짓, 폭스바겐 크래프터 등 유럽계 대표 모델들을 제치고 왕좌에 올랐다.
IVOTY 심사위원단은 PV5에 대해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 실용적 혁신을 제시한 새로운 기준”이라며 전동화, 공간 활용, 사용 편의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이는 단순한 승리가 아닌 기준의 변화를 이끈 역사적인 수상으로 평가된다.
기아는 현재 PV5 카고 롱과 패신저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한 상태다. 앞으로 화성 ‘이보 플랜트(EVO Plant)’를 거점으로 2027년부터 상위 차급인 PV7 등을 추가 생산하며, 글로벌 PBV 생태계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기아는 ‘봉고’와 ‘카니발’의 유산을 계승한 차세대 전동화 상용차 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