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노후화 아닌 ‘틈새’가 문제
고속도로에서 일정 속도를 유지하다 보면 갑자기 들려오는 바람 소리, 일명 풍절음은 운전자들의 스트레스를 키우는 대표적인 불편 요소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차량 노후화로만 돌리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대다수 풍절음은 비교적 간단한 점검과 조치만으로도 충분히 줄일 수 있다.
차체와 문, 창문을 감싸는 고무 실링인 ‘웨더스트립’은 풍절음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이 고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딱딱하게 굳거나 변형돼 밀착력이 떨어지면서 틈으로 바람이 유입된다.
점검 방법은 간단하다. 문틈에 종이 한 장을 끼운 뒤 닫았을 때 쉽게 빠진다면 교체가 필요하다. 당장 교체가 어렵다면 고무 전용 컨디셔너를 발라 유연성을 되살리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사고 수리 후 보닛과 앞 펜더가 정확히 맞물리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 힌지가 틀어지면 공기 흐름이 어긋나며 큰 소음을 낸다. 이 틈새로 유입된 공기가 고속 주행 중 와류를 만들면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로 변한다.
이 경우 정비소에서 패널 정렬을 점검하거나 체결 상태를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풍절음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주행 중 도로 이물질에 의해 언더커버가 파손되거나 고정 핀이 빠져 덜렁거리는 경우도 의외로 흔하다. 이때 발생하는 바람 저항은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으로 이어진다.
정기 점검 시 범퍼 하단과 언더커버의 고정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파손 부위가 있다면 즉시 보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량에 따라 풍절음 차단 수준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이중접합 차음유리’의 적용 여부다.
두 장의 유리 사이에 소음 차단 필름을 삽입해 고주파 소음을 막는 구조로, 제네시스뿐 아니라 최근에는 그랜저, 쏘렌토 등 중대형 모델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 사양은 차량의 정숙성을 크게 높여 장거리 운행 시 피로도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풍절음은 단순히 차의 운명을 받아들이듯 감수할 문제가 아니다. 웨더스트립, 보닛 단차, 언더커버 등 사소한 부분만 점검해도 소음을 상당 부분 개선할 수 있다.
내 차가 유난히 시끄럽게 느껴진다면 지금 당장 문틈과 하부를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보자. 작은 관리가 쾌적한 주행 환경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