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차, 테슬라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테슬라는 수많은 오너들에게 미래적인 기술과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사랑받는다. 그러나 매일 수십 종의 차량을 접하는 대리기사들에게는 오히려 가장 부담스러운 차로 꼽힌다.
그 시작은 차에 오르기 전부터다. 도어 핸들은 차체와 일체형으로 설계된 플러시 타입이 적용돼, 손잡이를 눌러 튀어나오게 해야 열 수 있다.
낯선 방식에 기사들은 첫 단계부터 혼란을 겪는다. 어렵게 차에 오르더라도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린다.
시동 버튼이 없는 구조 때문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차량이 자동으로 구동 준비를 마치는데, 내연기관 차량의 시동 키 조작에 익숙한 기사들에게는 익숙지 않은 과정이다.
신형 모델 S와 X는 변속 레버마저 없애 중앙 스크린 터치로 기어를 바꾸도록 설계돼, 단순한 출발조차 높은 학습 곡선을 요구한다.
주행을 시작하면 혼란은 더욱 커진다. 특히 모델 3와 Y에는 운전석 앞 계기판이 없어, 속도와 기어 단수까지 모두 중앙 스크린에서만 확인해야 한다.
시선을 좌우로 옮겨야 하는 구조는 운전 리듬을 깨뜨리고, 순간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 공조기 조작이나 와이퍼 조작 등 기본적인 기능조차 스크린을 여러 번 터치해야 가능하다.
또한 오토파일럿 같은 첨단 보조 시스템이 예기치 않게 개입할 경우, 대리기사들은 차량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듯한 불안감을 느낀다고 호소한다.
테슬라 특유의 원페달 드라이빙도 부담 요인이다. 가속 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모두 제어하는 방식은 내연기관차의 타력 주행에 익숙한 기사들에게 큰 울컥거림을 만든다.
특히 전기차의 특성상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즉각적으로 최대 토크가 터져 나오는 가속력은 자칫 차량이 튀어나갈 것 같은 두려움을 유발한다.
여기에 모델 X와 같은 전장 5,000mm가 넘는 거대한 차체는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장에서 큰 압박감을 준다. 베테랑 기사들조차 "운전 자체보다 상황에 대한 긴장감이 훨씬 크다"고 토로할 정도다.
마지막 장벽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부담이다. 테슬라는 수리비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아, 작은 사고에도 수천만 원의 수리비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사들은 "사소한 실수 하나가 내 연봉과 맞먹는다"는 극도의 압박감을 호소한다. 또한, 목적지까지 배터리가 충분히 남아 있는지, 혹은 방전 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불안도 더해진다.
결국 테슬라는 오너들에게는 직관적이고 단순한 시스템일 수 있지만, 단 한 번 운전해야 하는 대리기사에게는 복잡한 장벽과 불안 요소로 가득한 차로 남는다.
테슬라는 혁신적인 설계와 첨단 기술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었지만, 모든 운전자에게 친절하지는 않다.
매일 낯선 차량을 접해야 하는 대리기사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조작 방식, 특유의 주행 감각, 그리고 높은 수리비 리스크까지 겹쳐 가장 부담스러운 차로 꼽히고 있다.
이는 곧 자동차 기술 혁신이 반드시 사용자 친화성과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