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폭스, 전기 해치백 T1 공개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의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ARCFOX)가 전격 공개한 신형 소형 전기 해치백 T1이, 국내 전기차 시장에 심상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천만 원 초반대 가격, 코나급 체급, 400km 이상 주행거리, 대형 디스플레이까지 갖춘 T1은, 국산 소형 전기차와 경차 시장의 지형을 뒤흔들 ‘파괴적 플레이어’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크폭스 T1의 가장 큰 특징은 차급을 초월한 크기다.
전장 4,337mm, 전폭 1,860mm, 전고 1,572mm, 휠베이스 2,770mm의 차체는 국산 경형 전기차인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보다 압도적으로 크며, 현대 코나 일렉트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경차 수준의 가격으로, 소형 SUV급 공간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은 경차, 실내는 코나’라는 전례 없는 가성비를 누릴 수 있게 된다.
T1의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한화 약 1,100만 원에서 1,540만 원 수준이다. 이는 국내 기준 2,000만 원 후반에 책정된 캐스퍼 일렉트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 보조금 정책이 유사하게 적용될 경우, T1의 실구매가는 1,000만 원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는 전기차는 물론, 내연기관 경차·소형차 시장까지 위협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으로, 업계 전반에 심각한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아크폭스 T1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94마력급 전기 모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이 차량은, 1회 충전 시 최대 425km(CLTC 기준)까지 주행 가능하다.
옵션에 따라 320km 버전도 선택할 수 있어, 소비자 용도에 따른 폭넓은 선택이 가능하다.
실내 역시 인상적이다.
15.6인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와 8.8인치 디지털 계기판, 친환경 저자극 내장재를 적용해, 단순한 ‘싼 차’가 아닌 ‘잘 만든 차’라는 인식 전환을 유도한다.
T1은 크기, 주행거리, 디지털 사양 모두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을 압도한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복합 주행거리는 최대 315km이며, 시작 가격은 보조금 적용 후에도 2,000만 원 초중반 수준이다.
반면, T1은 400km 이상 주행거리에 체급은 한 단계 위, 가격은 절반이다.
이 격차는 단순한 차종 경쟁을 넘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기술·상품성·가격 전략이 얼마나 성숙해졌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현재 아크폭스 T1의 국내 출시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한국 진출을 감안할 때 진입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미 BYD, 지커(Zeekr), 체리오토, 지리 등 주요 중국 제조사들이 한국 법인 설립 및 물류 거점 확보에 나선 가운데, 아크폭스 역시 경쟁력을 갖춘 소형 EV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아크폭스 T1은 저렴하기만 한 중국 전기차의 이미지를 과감히 걷어냈다. 이제는 더 크고, 더 멀리 가고, 더 싸고, 더 똑똑한 중국차가 국산 브랜드를 정면에서 위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