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위기 상황 중 하나인 '오버히트'
고속 주행 중 갑자기 냉각수 온도계가 H 근처까지 치솟고 빨간 경고등이 점등되는 순간! 운전자에게 ‘엔진 오버히트’만큼 아찔한 경고도 없다.
이때 당황해 시동을 꺼버리거나, 시원함을 위해 에어컨부터 켜는 행동은 엔진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최악의 선택이다. 위기 상황일수록 정확한 대응 순서가 엔진을 살리고 사고를 막는다.
오버히트 상황에서 무조건 시동을 끄는 것은 금물이다.
단, 보닛 아래에서 증기가 새어 나오거나, 바닥에 냉각수가 흥건히 떨어지는 외부 누수가 보인다면 이는 냉각 시스템이 이미 파손된 상태이므로 즉시 시동을 꺼야 한다.
반면 이런 이상 징후가 없다면, 시동을 유지한 채 공회전으로 두는 것이 정답이다. 시동을 끄는 순간 워터펌프와 냉각팬까지 멈춰 내부 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손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안전지대에 정차한 뒤 시동을 켠 채 해야 할 첫 번째 응급처치는 바로 히터를 최대로 작동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히터는 엔진 열로 덥혀진 냉각수를 히터 코어로 보내 실내 난방을 만드는 방식인데, 이 히터 코어가 일종의 보조 라디에이터 역할을 하며 엔진의 열을 적극적으로 빼앗아 온도를 떨어뜨린다.
온도는 ‘최고’, 바람 세기는 ‘최대’, 방향은 앞유리 쪽으로 맞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설정이다.
오버히트 상황에서 에어컨을 켜면 컴프레서가 작동하며 엔진 부하가 급증해 과열을 더욱 악화시킨다.
또 하나의 금지 행동은 라디에이터 캡 열기다. 고온·고압 상태에서 캡을 열면 100도 이상의 냉각수와 증기가 폭발하듯 분출돼 심각한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엔진이 충분히 식은 뒤에만 냉각수 양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규격에 맞는 전용 부동액으로 보충해야 한다.
온도가 정상으로 떨어진 뒤에는 시동을 끄고 냉각수의 양과 색을 확인해야 한다. 냉각수 부족이 반복된다면 누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며, 라디에이터 팬의 작동 여부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장거리 운행 전 냉각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만 있어도,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멈춰 서는 최악의 오버히트 상황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엔진 과열은 순간의 판단 실수로 큰 손상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상황이다. 시동을 끌 타이밍, 히터 사용법, 라디에이터 캡 등 단순한 원칙만 지켜도 위기의 강도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작은 지식이 큰 사고를 막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