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벨트, 교체 미루면 폐차까지 간다
고속도로를 잘 달리던 차량이 ‘퍽’ 소리와 함께 멈추는 순간, 운전자는 대개 하나의 고무 부품을 떠올리게 된다. 타이밍 벨트 절손.
소리도 없이 돌아가는 이 작은 벨트가 끊어지는 순간, 엔진은 피스톤과 밸브의 충돌로 인해 복구 불가능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치에 있지만, 타이밍 벨트는 ‘폐차까지 이어질 수 있는 부품’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각별하다.
타이밍 벨트는 크랭크축과 캠축을 연결해 엔진의 피스톤과 밸브가 정확한 타이밍으로 움직이도록 돕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간섭식 엔진 구조에서는 이 벨트가 끊어지는 순간, 피스톤과 밸브가 직접 충돌하면서 실린더 헤드까지 파손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확한 연소 과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인 만큼, 벨트 한 줄의 역할이 엔진 전체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파손이 임박한 타이밍 벨트는 미묘한 경고음을 내기 시작한다. 시동 시 혹은 저속 주행 중에 들리는 ‘끼릭’ ‘딸깍’ 소리는 대표적인 전조 증상이다.
또한 점화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출력 저하, 시동 불량, 경고등 점등 등의 문제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런 신호를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고장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리가 들리면 즉시 정비소에서 점검을 받아야 한다.
국산차 기준으로 타이밍 벨트 세트 교체 비용은 보통 40만~60만 원 선이다. 워터펌프, 텐셔너 등 부품을 함께 교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비용을 아낀다는 이유로 교체를 미루다 벨트가 끊어질 경우, 수리비가 수백만 원 이상으로 치솟는다.
피스톤, 밸브, 실린더 헤드 등 엔진 내부 구성 요소 대부분을 갈아야 하며, 차량을 아예 폐차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타이밍 벨트의 권장 교체 주기는 대개 6만~8만km다. 특히 중고차를 구입했다면, 교체 이력이 불확실할 경우 선제적 정비가 필수적이다.
차량 제조사나 모델에 따라 주기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벨트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조금 일찍 갈아도 아깝지 않은 부품’으로 보는 것이 현명하다. 예방 정비가 곧 가장 큰 절약이라는 말은 타이밍 벨트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