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나는 전기차 택시 기피 현상
국내 전기차 택시 보급률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멀미 유발’로 인한 택시 호출 취소 현상이다.
전기차 특유의 급가속과 회생제동 감속이 승객의 감각에 혼란을 주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는 택시 10대 중 3대가 전기차일 정도로 비중이 커진 상황이라 문제의 체감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전기차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자체 감속이 걸린다. ‘회생제동’ 기능이 전력을 회수하는 동시에 강한 제동감을 주면서 승객에게 ‘울컥거림’을 전달한다.
가속 또한 즉각적 토크 반응으로 인해 초반에 급격히 몸이 쏠리는 느낌을 유발한다. 여기에 정숙한 실내는 엔진 소리나 진동이 없기 때문에 감속에 대한 예측이 더 어려워지며, 시각과 청각의 불일치가 멀미를 심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기사들은 회생제동을 포기하기 어렵다. 회생제동을 활용해야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전비(연비에 해당) 효율이 높아져 수익성도 향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기사들은 회생제동 강도를 최대로 설정한 상태로 운전하며, 승객의 불쾌감은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택시 호출 앱에서는 전기차가 배차되었을 때 승객이 취소하거나, 동일 차량을 피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전기차 택시가 멀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운전 습관’이다. 급가속·급감속을 자제하고, 회생제동 단계를 낮춰 세팅하면 승객 불편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업계 1위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들에게 회생제동을 최소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일부 기사는 승객 탑승 시 회생제동 단계를 수동으로 낮춰 운행하는 사례도 있다.
운전자의 세심한 배려가 멀미 없는 승차감을 만드는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적 해결을 위한 제조사의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형 더 뉴 아이오닉 6에 멀미 저감 기능인 ‘스무스(Smooth) 모드’를 세계 최초로 탑재했다.
이 기능은 회생제동 시 감속 폭을 완만하게 조절하여 ‘울컥거림’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전기차 택시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결국 승객의 편안함과 기사 효율성이라는 양 측면을 조화시키려면, 기술적 보완과 더불어 운전자의 습관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