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북니버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pmage Aug 22. 2020

당신 서재에 꼭 있어야 할 책

다섯 번째 책 - 『돈의 속성』/ 김승호

 『상처 받지 않은 권리』의 저자 강신주는 자본주의 시대 속에 상처 받고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해 여러 철학자의 사유를 가져와 자본주의 욕망을 분석해 이를 대처하는 자세는 알려준다. 그중 돈(화폐)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비인격성을 만들어내는지, 개인의 자유성과 독립성, 더 나아가 개인의 고유성(남과 구분 짓기)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게오르그 짐멜의 사유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그는 자본주의의 물질문화를 긍정했던 사람이면서 대도시에 사는 정신적 삶을 염려했던 철학자였다. 이러한 돈의 속성은 그의 유명한 저서 『돈의 철학』에서 더욱 강조된다. 즉 돈을 누가 쥐고 있느냐에 따라 자유성, 독립성, 고유성이 발현되었다가 사라진다. 더 쉽게 말하자면 돈 벌 때와 돈 쓸 때가 너무나 다른 것이다. 짐멜은 이렇게 돈의 속성을 철학적으로 사유하였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비약적인 발전이 순차적으로 일어지면서 표현이 자유롭고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돈의 속성에 대한 그의 철학은 절대 비주류가 아니었다.


짐멜의 『돈의 철학』이 발간된 지 무려 120년이 지났다. 그 사이 '산업 자본주의'는 '금융 자본주의'로 변화했고,  이에 따라 '돈'과 '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크게 커졌다.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대형 서점에 '경제/경영' 또는 '재테크/부동산' 코너에 비치된 수많은 책들이다. 회사 근처의 대형 서점에 들어 해당 코너를 돌다 보면 대부분 책들의 제목은 '돈', '부', '화폐', '금융', '금리', '부동산' 등의 단어들이 있었다. 나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 책들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역사와 현상을 담담히 적어내는 학문적인 책.

    둘째, 과거에 비추어 현상을 분석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책.

    셋째, 재테크와 투자하는 방법과 사례를 담은 책.

    넷째, 책의 목적에 따라 앞의 세 가지를 적절히 섞어 담은 책.


대부분 좋은 책이었고, 배움이 있었다. 다소 일부는 나와 맞지 않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업자 또는 투자자가 돈의 속성과 철학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룬 국내 책은 (적어도 내 기억에는) 없었다. 경제학자, 경제관료, 경제금융 기자, 금융 컨설턴트 등이 썼거나 혹은 외국의 대형 헤지펀드 대표 또는 외국의 유명 금융 투자자들이 쓴 책들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좋은 책들이었고 나의 무지를 깨우쳐 주었다. 하지만 투자자로서 지침서 같은 책은 없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책의 색이 바래지더라도 절대 나의 서재에 뺄 수 없는 고전 같은 책 말이다. 고전은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를 절대 잃어버리지 않기에 더욱더 빛이 난다. 아무리 색이 바래진다고 해도 말이다. 김승호 사장의 최근 저서 『돈의 속성』이 그런 책이다.


보통 책의 목차를 보면 내용의 기승전결을 알 수 있다. 즉, 저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의 속성』 그렇지 않다. 짐멜도 글을 에세이처럼 썼는데 김승호 사장도 그렇다. 칼럼 같은 수필, 수필 같은 칼럼이다. 그래서 읽기 쉽다. 그리고 기억에 오래 남는 여운을 준다. 그것은 그가 지독히 가난한 집에 태어나 6달러에 전전긍긍했으며, 성공을 위해 간 미국에서 욕심에 눈이 멀어 사기를 당해봤고, 한 번의 성공을 위해 수많은 실패를 맛보았고, 그 과정에서 수 없이 많은 시련과 고통을 감내한 사람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책이 진실되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하지 않는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잡기 전에 가져야 할 태도, 기준, 원칙, 능력, 마음가짐 등을 알려준다. 돈에 대한 인문책이다.


나는  투자자로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과연 성공할  있을까? 라는 자기 의심이 있었다. 내가 아는 성공한 투자자   분은 나를 보고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죄송하게도 그것을 입에 발린 칭찬 정도로 여겼다. 성공한 결실이 없었기에 너무나  이른 칭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위안을 받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저자의  속에서 많이 오버랩되면서 내게도 가능성이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여전히 부족하다. 하지만 가능성을 품었다는 것에 자기 확신이 생겼다. 나도 나만의 성공 규칙을 통해 성공할 있다고 말이다.


내가 그러했듯이, 당신의 책 장에도 이 책이 오랫동안 꽂혀 있기를 바란다.


※ 글과 사진을 상업적인 용도 사용 및 무단 편집하여 게시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예술로 읽는 책과 여자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