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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pmage Mar 18. 2021

연준(Fed), 시장의 수호자인가? 버블의 파수꾼인가?

열세 번째 책 - 『부의 골든타임』 / 박종훈 저

1. Ultra uber dovish FED (최고로 엄청나게 완화적인 미연준)

어제 연방공개시장 위원회(FOMC) 3월 정례미팅이 끝나고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 발언이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출처 : CNBC 유튜브 캡처>


①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 

    - 2021년 성장률 전망치 : 4.2%(작년 12월 기준) → 6.5% (2.3% ▲)

    - 2022년 성장률 전망치 : 3.3% 

    - 2023년 성장률 전망치 : 2.2%

② 2021년 말 실업률 전망치 조정 : 5.0%(작년 12월 기준) → 4.5% (0.5% ▽)

③ 2021년 인플레이션 전망치 조정 : 1.8%(작년 12월 기준) → 2.2% (0.4% ▲)

④ 경제 전망 요약(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 점도표 : 중간값 0.1%

⑤ No 긴축, No 테이퍼링, Yes 월 1,200억 달러 상당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 유지

⑥ No 수익률 제어 곡선(Yield Control Curve), No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on Twist)

⑦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LR)은 나중에 발표

<경제 전망 요약 점도표. 연준 위원들이 익명으로 향후 금리를 예측한다>

연준의 기존 정책은 최대한 완전고용에 가깝고 적정 물가는 2%에 도달 및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연준은 그 수준에 잠시 머무는 게 아닌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 까지는 기존 통화정책의 변화는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전망이 통계로 발현하는지 보고 결정하겠다면서 그런 신호가 오면 알려주겠다고 까지 했고요. 즉, 실업률 지표만 보지 않고 다른 고용 지표를 볼 것이고, 물가도 평균물가목표제(평균 2%)를 시행 중이니 일시적으로 2% 이상 물가가 튀어도 긴축할 생각은 없다입니다. 게다가 점도표는 공식 전망이 아니고 보충 자료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요. SLR도 규제 연장 또는 중단에 대해 언급을 자세히 안 했죠. 만약에 중단하게 된다면 미국 은행들은 보유한 국채를 시중에 팔아야 하는데 그럼 국채 공급량이 늘어나 국채금리가 뛰니까 나중으로 미룬 것 같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하룻밤 사이에 시장이 난리가 났습니다. 증시, 국채, 원자재, 비트코인은 상승했고요. 달러 인덱스도 내려갔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 말 한마디에 시장이 다시 살아난 것이죠. 월가에서는 최고로 엄청난 완화책이었다고 합니다. 


2. 연준은 시장의 수호자!

2019년 7월 말에 연준(Fed)은 '보험성 금리인하'라는 애매한 표현을 하며 기준금리를 0.25 bps 내렸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유럽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고려한 예방적 차원의 기준금리 인하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기준금리 인하는 2015년 12월 말 기준금리 인상 이후에 처음이었습니다. 또한 연준의 선제적인 금리인하 대처도 처음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연준은 기준금리인하를 두 번 했었고, 그때마다 시장은 파월 연준(Fed) 의장의 입에 쏠려있었습니다. 기준금리를 내려도 그의 발언에 따라 주가와 채권 가격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시장금리가 급격히 변동하는 이상한 광경이 펼쳐졌지요. 연준의 영향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2019년 9월에 단기자금 시장인 레포시장의 금리가 10%로 급등을 하자 연준은 재빠르게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여 금리를 안정시켰습니다. 그리고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COVID-19'가 세계 팬데믹으로 확산되자 수요/공급의 실물경제가 급격히 위축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2020년 2월 말부터 3월까지 미국 증시가 연속으로 폭락했지요. 특히 미국의 주요 고용지표인 실업수당 건수 통계가 예상보다 훨씬 늘어나자 시장은 공포의 최고조에 오른 듯했습니다. 이때도 연준이 나섰지요. 두 차례의 긴급 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했고, 7천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재개했으며, 재무부와 협의해 특수 목적 기구를 만들어 위험도가 높은 투기등급의 회사채까지 사들이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질적완화를 시행했습니다. 이렇게 연준은 미국 경제의 위기가 왔을 때 시장을 지키는 시장의 수호자였습니다.


3. 연준은 버블의 파수꾼?

하지만 연준에게는 명예스러운 호칭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책에서 연준을 자산 시장의 버블을 지키는 '버블의 파수꾼'이라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는 스티그-글라스 법(glass-steagall act)이 폐지된 이듬해인 2000년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경기 침체 또는 경제 위기에 따른 자산 시장의 하락을 연준이 저금리와 막대한 유동성으로 상쇄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원래 미국은 1933년에 세계 대공황에서 배운 교훈으로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업무를 구분'하고 '두 은행의 임직원의 겸직을 금지'하는 스티그-글라스 법은 제정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이 금융 산업의 경쟁제한과 비효율성을 만든다는 이유로 클린턴 행정부가 1999년에 폐지하고,  대신에 '상업은행의 자회사 보유' 및 '상업은행/투자은행의 임직원 겸직'을 허용하는 그램-리치-블라일리 법(Gramm-Leach-Billey Act)을 제정하지요. (책에서는 레이건 정부 시기에 폐지한 것으로 묘사). 이후 미국의 자산 시장은 금융당국의 허술한 감독과 은행의 규제완화로 인해 주기적으로 버블이 이전 버블 시기보다 높게 쌓여갔습니다. 2000년 버블 닷컴 붕괴, 2008년 미국 금융위기, 2020년 현재까지 총 3번의 위기에 이르기까지 줄곧 그래 왔던 것이지요. 이전 경제 주기 사이클에서 버블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연준이 만든 유동성에 다시 떠받치는 형국이 3번 거듭된 것입니다. 이는 이보다 더 앞선 시절이 연준과는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과거 1951년부터 1987년까지의 연준은 독립성과 신뢰성을 지켰습니다. 특히, 윌리엄 맥체니스 마틴 주니어 연준 의장과 '인플레이션 파이터' 폴 볼커 연준 의장은 과열된 자산 시장이 버블의 정점에 도달하기 전에 선제적인 금리인상으로 버블을 진정시켰었지요. 너무 다르지요? 지금의 연준은 버블을 진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으로 지속시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언제 터질지, 얼마나 피해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헤지펀드 브릿지워터社의 회장 '레이 달리오(Ray Dalio)의 저서 '금융위기 템플릿'에 따르면, 그는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말했습니다.

 

- 중앙은행이 부채 성장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하고 감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중앙은행은 돈과 신용을 통제하는 기관이다. 상환되지 못할 부채로 돈과 신용이 흘러간다면, 이는 결국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부채의 성장을 자초한 책임이 있는 중앙은행은 정작 부채가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신경 쓰지 않았다.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기에 충분한 소득을 창출하는 데 부채가 사용되는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정도면 저자가 왜 연준을 버블의 파수꾼이라 했는지 이해가 가는 듯합니다.


4. 지난 18개월

『부의 지각변동』의 북리뷰 이후 약 1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세상이 수상합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금 등의 자산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연준의 제로금리, 양적완화 및 질적완화 이후에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며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며 우상향 했습니다. 과거 상관계수가 전혀 다른 방향이었던 자산들이 함께 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은 악재와 호재를 혼동 속에서 확증편향에 갇힌 것 같았습니다. 악재가 호재로 변하고 호재는 더 큰 호재로 받아들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치료제와 백신의 적은 기대감에도 자산시장은 엄청나게 반응했었습니다. 그렇게 자산시장은 폭등하는데 실물경제는 그 만큼 개선되는 기미가 없었습니다. 달러가 실물보다 자산에 더 흘러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실물은 점점 망가져 갔습니다. 사람들이 전염을 피해 집에만 머물다 보니 유동인구가 급격히 적어져서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멈추었습니다. 어느 한쪽만 멈춰도 경제적 악영향이 큰 데 양 쪽 모두 멈추니 실로 파괴적이었습니다. 먼저 저소득층이 주로 종사하는 서비스직과 자영업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중산층에게 번졌습니다. 중산층 실직하여 푸드뱅크에 무료 음식을 받으러 가는 모습을 TV 기사에 보았지요. 물론 일부이겠지만 미국의 중산층의 이런 모습 자체가 제게 처음이기에 충격이었습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신흥국은 어땠을 까요? 코로나 이후 달러 가뭄에 허덕이며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연준의 통화스왑(나중에 중앙은행의 미국채를 맡기면 달러를 주겠다고 함)과 약달러 기조로 인해 신흥국에 달러가 들어오게 되고 이는 신흥국의 자산시장을 다시 상승하는 게 영향을 줍니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주식 가격의 상승과 신흥국 통화가치 절상은 복리에 가까운 이익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한국의 경우, 동학 개미 운동 같은 개인들의 투자가 몰렸었습니다. 심지어 신용대출을 받아서 주식에 몰빵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한국의 부동산도 마찬가지였지요. 저금리 유동성과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은 날이 갈수록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신흥국의 실물경제는 어땠을까요? 선진국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심각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예전 수준의 수출을 할 수 없고, 부족한 내수 시장도 정부의 재난지원금에 기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한국은 4차 재난 지원금을 준비 중에 있죠.


어제 FOMC 회의 전만 해도 미국채 10년 물의 금리는 최근 1.6%를 뚫었습니다. 환율은 원달러 환율 기준으로 볼 때 작년 12월 이후에  1,000 후반에서  현재 1,130원대로 올랐습니다. 다우존스는 다시 30,000 포인트를 넘어섰고 코스피도 3,000은 넘겼습니다. 원유 가격도 올라서 한때 20불대 였던 서부 텍사스 중질유가 현재는 60불 정반대이며 이는 고스란히 물가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예상치 못한 것은 '금'의 잠재적인 대체재로 비트코인이 대폭등을 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우리는 버블에 있는 걸까요? 


<출처: Ray Dalio Linkedin Articles - Are we in a stock market bubble?>

레이 달리오의 링크드인에 소개된 글에 따르면 아직은 미국 주식 시장 전체는 아직 버블이 아니라고 합니다. (기술주 제외) 다만 2007년에도 버블 지수(USA Aggregate Bubble Gauge Percentile)는 세계 대공황과 2000년 닷컴 버블 보다 낮았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금융위기가 왔었지요. 여기서 시사하는 것은 버블이 언제 어떻게 올진 그 누구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미국 증시의 큰 관심은 인플레이션입니다. 쉽게 말하면, 경제 주체들이 미래에 예상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입니다. 왜냐하면 기대 인플레이션은 향후 실제 인플레이션과 실질 금리(=명목금리 -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연준의 기준금리 및 양적완화 운영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만큼 미국 증시는 조정을 받을 겁니다. 그렇다면 자산 시장 참여자들은 빨리 증시에 돈을 빼서 다른 자산으로 이동해야겠죠. 그런데 왜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고 시장 참여자들은 생각하는 걸까요?(CNBC 설문조사 결과 펀드매니저 93%가 인플레이션 올 것으로 답변)코로나 종식 이후에 눌린 소비수요의 폭발과 4차 혁명을 통한 성장동력 그리고 미국 대규모 인프라 부양정책으로 완전고용을 달성하는 것을 고려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간 연준이 지난 1년간 뿌려진 막대한 유동성 때문일까요? 전자의 성장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라면 증시에 돈을 뺄 필요가 있을까요? 제가 아는 건 지금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실물경제의 성장을 기반한 것은 아니라는 것뿐입니다. 


5. 우리의 투자 방향은?

1980년대 신자유주의와 금융자본주의가 도래하고 글로벌 분업체계가 본격화되면서 개발도상국도 공업화/산업화를 통해 신흥국으로 부상하는 됩니다. 그러면서 세계는 더 많은 원유와 더 많은 달러를 원하고 의존하게 되고요. 신흥국 입장에서 경제성장을 하려면 원유를 수입해서 상품을 만들고 선진국 시장에 수출해야 합니다. 반면 세계의 최대 소비시장 역할을 하는 미국은 경제성장률이 점점 하향하는 추세였고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는 만성이었죠. 경제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부채 성장까지  막히면 경제와 증시는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 동력이 없으면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기준금리를 내려 상대적으로 주가수익률을 돋보이는 방법으로 연준은 자산시장을 지켜냈습니다. 적어도 악화된 실물경제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연준이 자산 시장을 지키는 겁니다. 만약 실물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자산 시장까지 악화된다면 자산의 담보가치기 하락하기에 실물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예를 들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차주가 실물 악화로 해고 또는 휴직을 당해서 원리금 상환이 상당히 연체가 될 경우, 아파트를 팔고 부채를 갚아야 한다. 근데 이때 아파트의 가격이 대출금 이하로 하락하게 되면 그 차이 만큼 차주에게 부채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 하지만 아파트 가격을 유동성으로 떠받치면 버틸 수 있는 시간 또는 제값이 아파트를 팔아 부채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자산가치 하락을 연준이 막아준다면 다시 경제는 바닥을 찍고 성장의 사이클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미국은 세계 달러패권의 한 사이클 지킬 수 있는 것입니다. 중국의 위안화가 미국의 달러 패권에 도전을 한 이상 미국은 이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을 겁니다. 따라서 연준이 미국의 달러패권을 위해서 야누스처럼 두 얼굴을 동시에 가질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저는 연준의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연준의 의도는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요? 실물과 자산의 순차적 또는 동시적 위기는 어떤 것일까요? 연준이 통제하지 못할 변수는 무엇이고요. 정말 연준의 전략이 뭔지 알 수 있을까요? 정말 미국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없이 유동성으로 증시를 받쳐서 실물이 회복될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달러 유동성으로만 새로운 사이클을 만들 수 있을까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런 혼돈의 시기에 어떻게 해야 현명한 투자를 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것에 완벽한 정답을 찾을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어느 정도의 해답은 여러분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 글과 사진을 저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상업적인 용도 사용 및 무단 게시/편집하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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