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깊은 대화
아기가 할아버지께 물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할아버지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정신을 부여잡고 대답했다.
"글쎄, 아직 끝까지 살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구나."
할아버지는 갑작스럽게 말을 뱉었지만, 이보다 정확한 대답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대로 아기는 듣고 싶은 대답이 아니었기에 크게 실망하였다. 할아버지라면 당연히 정답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침울해 있는 아이의 표정을 본 할아버지는 성의 없이 대답한 것 같아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혹시나 잘못된 신념을 가지게 될까 봐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나 아기는 포기하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살아오셨어요?"
"음..."
할아버지는 이번에는 답을 해 주기 위해 천천히 과거를 회상해 보았다. 하지만 회상을 하면 할수록 할아버지는 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고 답한 게 무색할 만큼 오랜 시간 자신의 사고방식만 고집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아까는 아기를 위해 입을 열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자신을 위해 입을 열지 않았다. 또다시 양심을 버리고 자기 합리화만 하고 있을 자신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아기는 답변을 재촉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답변을 했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아버지와 아기는 짧은 대화를 통해 또 한 번 인생을 배울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