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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Dec 26. 2022

일상일기(20)자축파티


존경하는 분을 순위로 매긴다면


다섯손가락 안에 꼽힐 분이 


오늘 횡성 집에 놀러왔다


모임에서 리더이신데


제일 늦게까지 일하고


궂은 일, 어려운 일, 복잡한 일을 도맡아 하시는


실존인물 같지않은 분이다


늘 남을 위해 존재하시고


기꺼이 상황에 맞춰 


자신을 내어주시는 분이어서


스스로는 언제 돌보고 보살피나


궁금하고 걱정됬었다


"스스로에게 상주고 싶을때 뭐하세요?"


"그런 생각을 딱히 안해봤네요


 매일 이미 뜻대로 마음대로 


 살고 있어서 그런가.."


" 스스로에게 그동안 애썼다 수고많았다 


  할때 없어요?


  큰 일을 끝냈을 때


  고단한 일을 해냈을 때


  어렵고 두려운 일을 마쳤을 때


  자축하는.. 그런거요"


"리더님은 뭐 하시는데요?"


" 저는 반신욕도 하고, 옷도 사고,


  마사지도 받고, 공연도 가고,


  정 바쁘면 영화를 보거나 


  노래방에라도 가서 자축을 해요"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특별히 고생했다는 생각도 없는거 같고 


 매일이 상받는 마음 인거 같아요


 이제 좀 자축파티를 구상해봐야겠어요 "


찌지직……


머리에 220볼트 전기가 오듯 


깨달음이 일는다


나의 자축파티 배경에는 


"일상은 고달픈거야. 


 버틸때까지 버티고 


 다 끝난 다음에 쉬는 거야


 빨리 해치우자. 그러고나서 상을 받자"


라는  전제가 있었다


이런 전제로는


일상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견디고 참고 탈출해야 하는 곳이다


고행이고 전쟁터고 일터인 곳이다


일상이 여행이면 


굳이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고


일상이 선물이면 


굳이 시상식을 할 필요가 없는 건데 말이다


나의 일상 자체가


소풍이고 스포츠고 놀이터라는 인식..


얻었다…


책도 아니고 교육도 아니고


계획도 없었는데...또 배웠다


인생 참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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