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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윤정 Dec 26. 2022

성찰일지(17)마음 조리질


내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정치의 논리로 뭉개졌다 


예전이면 화가 많이 났을텐데 


이번에는 스스로도 신기할 만큼 잠잠하고 담담했다 


명상 덕분인가 싶어 대견하고 뿌듯했다 


하지만 이면에 흐르는 감정까지 세세히 살펴보니 


그 밑에 안개처럼 몽글몽글 숨어있는 것이 있다


무시와 체념,  


“니들 수준이 그렇지 뭐.. 난 상관 안 할련다.. 


  될대로 되라”


어쩔 수 없는 것들 이라는 부정적 인식…


내려다 보고 무시하는 오만함이 거기 있었다 


화, 짜증, 억울함 처럼


거칠게 드러나는 것은 체에 받쳤으나 


오만함, 우월감, 질투 처럼


미세한 것이 아직 남아있다 


마음속에 가라앉아서 티 안나게 숨어있지만 


때처럼 끼어 있는 나의 마음습관,  


머리카락이 하나일때는 미약해도 


쌓이고 쌓여서 배수구멍을 막아버리듯


다른 일에서도 아지랑이처럼 피어나


나의 눈과 귀와 판단을 멀게 할 것이다 


벼 사이에서 피를 찾아내듯이 


조리질로 쌀을 일어 돌을 골라내듯이 


살펴야 한다, 골라내야 한다. 


인정하고 치워야 한다


인식의 때가 


망상의 덫이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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